당정이 연금 개혁을 하반기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의 연금 개혁안 발표 앞두고 국민의힘은 “세대 간 형평성을 최우선한다”는 개혁의 원칙을 밝혔다. 당정은 모수 개혁을 뛰어넘는 구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모아가며 국회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은 안상훈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연금 개혁, 무엇을 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 대통령실 사회수석를 역임한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연금 개혁안의 뼈대를 만든 인물이다.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연금 전문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안 의원은 연금 개혁의 목표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 △노후 소득 보장 △노인 빈곤 완화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연금 개혁은 반드시 기초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 등 노후 소득 보장 체계 전반에 대한 다층적인 구조 개혁을 동반해야 한다”며 “소득대체율 제고는 퇴직연금, 노인 빈곤 완화는 기초연금과 함께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중심의 모수 개혁은 국민들의 불신과 세대 갈등을 해결한 근본책이 아닌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세대 간 형평성’을 강조한 당정에 힘을 실어줬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국민연금은 연령대별 형평성 문제가 존재한다”며 “중장년의 보험료율 인상과 더불어 오랜 기간 보험료율 인상을 감내해야 하는 청년의 인상 속도를 달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은 국회 차원의 상설 특위 구성을 재차 제안했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연금특위 구성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정부 입장을 포함한 여당안과 야당안을 놓고 협상해야 마땅하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안을 먼저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야당은 세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화하는 방식을 두고 “세대 갈라치기”라고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당정은 다음 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 2탄을 계기로 연금 개혁 공론화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 브리핑를 통해 기금 고갈 시점을 2055년에서 30년 이상 늦출 수 있는 구조 개혁의 골격을 제시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세대 간 타협점 모색’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세대별 보험료 인상 차등화 △연금 재정 자동 안정화 장치 등의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되는 ‘출산·군복무 크레딧’ 범위 확대 방안, 기초연금 월 급여액을 40만 원까지 인상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교육·노동 개혁 등의 추진 성과와 향후 청사진도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다음 달 초 구체적인 연금 개혁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금 개혁 정부안에 대한 질의에 “기초연금·퇴직연금을 포함한 연금 구조 개혁 정부안을 9월 초까지 제시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