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첨단기술을 앞세워 ‘문화유산 살리기’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확장현실(XR) 등 기술로 문화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거나 유산을 복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시어스랩은 이달 초 전주한옥마을 등 국내 주요 문화유산 및 관광지를 가상의 메타버스에 구현한 개방형 서비스 ‘미러타운’을 선보였다. 미러타운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의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미러타운 이용자들은 원격으로 국내 명소를 체험하고 관광 상품도 예약할 수 있어 문화유산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눈앞에서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해졌다. 올림플래닛은 몰입형 XR 플랫폼 엑스로메다를 통해 ‘K-헤리티지 아트전, 반아호연(盤牙浩然)’의 XR 전시를 최근 오픈했다. 대전에 위치한 국가 민속문화유산인 ‘소대헌·호연재 고택’를 무대로 진행되며 관람객은 고택 전경을 둘러보면서 무형유산 및 예술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특히 XR 플랫폼을 통해 전시품을 360도 모든 방향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데에는 3D 기술이 기여하고 있다. 2019년 화재로 크게 손상됐던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에 이 기술이 적극 활용되면서 국내에서도 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리콘랩스는 지난해 AI 기반 비접촉식 3D 스캐닝 기술로 문화재 훼손 없이 가상 형태의 신라시대 유물을 복원해냈다. 이를 통해 경주에 방문한 참관객은 증강현실(AR) 뷰어를 통해 신라시대 당시 유적지에 문화재가 자리했던 실제 공간에서 문화유산을 볼 수 있었다. 리콘랩스는 지난해 미국 하와이에서 발생한 대화재로 소실된 현지 문화유산 복원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문화유산을 3D로 구축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개선하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화재나 전쟁으로 파괴된 문화유산을 복구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을 위한 데이터 축적, XR 환경에서 문화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