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살얼음판’ 걷는 중동…추가 분쟁 가능성 여전

헤즈볼라 “추가 대응할 권리 있다”

네타냐후도 “이야기의 끝 아니다”

가자휴전 협상 결렬…충돌 우려 확산

이스라엘 탐색 위한 ‘위력 정찰’ 분석도

“헤즈볼라 역량 과거와는 다른 차원”

이르면 다음달 15일 공격 나설 수도

25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한 상점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TV 연설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 암살된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25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한 상점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TV 연설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 암살된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전 발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가자 전쟁 휴전 협상마저 결렬되면서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타임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헤즈볼라 공식 웹사이트 알마나르를 통해 “지난달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 암살에 대한 보복이 계획대로 완료됐다”면서 “결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우리는 추가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것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라는 경고 메시지로 맞대응에 나섰다.



앞서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했다며 전투기 100여 대를 동원해 레바논을 폭격했고 이에 대응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로켓 320발과 다수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이번 충돌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전쟁 발발 뒤 최대 규모였다. 양측 모두 서로의 공격이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추가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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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가자 전쟁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결렬된 만큼 언제든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헤즈볼라의 한 관리는 “휴전 회담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보복을 미뤄왔으며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기 위해 공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휴전 협상 결렬로 앞으로 더 이상 보복 공격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헤즈볼라의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방공망을 탐색하기 위한 ‘위력 정찰’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보고서에서 이란을 위시한 ‘저항의 축’이 가까운 미래에 이스라엘을 겨냥한 추가 공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공격으로 얻은 정보를 그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번 공격이 본격적인 공세에 앞서 이스라엘 전력을 시험하기 위한 탐색용 공격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에후드 야아리 연구원은 “헤즈볼라가 이번에 첫 단계의 보복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만큼 이란이 신호를 보낸다면 추가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2006년 전쟁 당시보다 크게 높아진 만큼 훨씬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국방력만큼이나 헤즈볼라의 군사력 역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의미다. 미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CSIS)는 헤즈볼라가 정밀유도미사일과 무장 드론, 대전차 및 대공미사일을 포함해 12만 개에서 20만 개의 발사체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헤즈볼라의 추가 공격에 따른 충돌은 이르면 다음 달 15일 무하마드 탄신일에 맞춰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이날 공격이 사아파에게 종교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인 아르바인의 날에 발생해 이번 공격을 ‘아르바인 작전의 날’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난해 10월 7일도 유대교 최대 명절인 초막절 직후였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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