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기하라 방위상은 27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극히 내정의 문제로 내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하라 방위상은 지난 15일 일본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방위대신 기하라 미노루'라고 기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장에 현재의 직함을 붙이는 것은 그 지위에 있는 개인을 나타내는 경우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귀한 생명을 희생하신 분에게 손을 모아 애도의 정성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신의 참배를 다시 한번 정당화했다. 기하라 방위상의 이번 참배는 현직 방위상으로는 3년 만이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시대착오적인 행위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는 외국의 침략을 당했던 아픈 역사를 가진 주변국의 이해를 결코 얻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극동 국제군사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어 주변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하라 방위상의 이번 발언은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