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당국이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HMGMA가 사용할 공업용수가 지역 상수도에 미칠 영향을 평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은 “관계 당국과 협력해 계획대로 공장을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7일 AP통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 육군 공병단은 23일 조지아주 당국과 현지 경제 개발 기관들에 서한을 보내 HMGMA의 환경 허가를 다시 검토한다고 통보했다. 공병단은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함께 지하수를 포함한 미국 내 전략 자원 관련 허가에 개입하고 있다.
공병단은 서한에서 2022년 조지아주와 지역 경제개발 기구들이 해당 공장의 허가를 신청하면서 주민들의 식수원인 지하 대수층에서 하루 2500만 ℓ의 물을 끌어 다 쓰길 원한다는 언급을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실은 조지아주 환경 당국이 HMGMA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4개의 새로운 우물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검토하면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6월 공업용수로 인해 가정용 및 농업용 우물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공병단은 HMGMA의 물 사용과 관련한 영향이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기존 판단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환경 허가 재검토가 공장 건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트립 톨리슨 조지아주 서배너경제개발청(SEDA) 청장은 AP통신에 “10일 안에 공업용수와 관련된 최신 정보가 공병단에 전달될 예정”이라며 “재검토가 일반적으로 1개월 안에 마무리되며 사업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단 서배너지구 대변인도 “현재 현대차의 환경 허가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우리는 공사 중단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당국과 협력해 오해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HMGMA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지역 사람들에게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사업을 보장하기 위해 당국과 끊임없이 협력해 왔다”며 “공장 건설은 지역사회의 수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HMGMA는 환경 영향을 줄이고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표준과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재검토 기간이 길어질 경우 10월 준공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고 조지아주는 대규모 사업 유치로 지역 경제 성장과 고용에 힘을 받는 ‘윈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HMGMA가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7을 포함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6개 차종 전기차를 연간 30만 대 생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