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사회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던지는 연극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프로젝트 ‘삼일로 인큐베이팅 팩토리’가 본격 개막한다. 28일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정우 삼일로창고극장 이사장은 “연극계의 ‘기생충’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2일 프로젝트의 포문을 여는 작품은 극단 전원의 ‘비타민 D’다. 김상윤 연출은 “광기의 세상 속 파멸당하는 개인을 보여주며 그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파멸시킬 것인지 보듬어 줄 것인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백로라 드라마투르그는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이머시브 형식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6일 프로젝트 사이의 ‘개 짖는 소리’가 무대에 오른다. 이민구 연출은 “전세사기를 당한 주인공이 개집에 살게 되면서 전쟁 난민을 만나 집을 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라며 “집이 없다는 청년 세대의 불안은 전쟁터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김건표 드라마투르그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느끼는 한국 사회의 모순과 비관을 공간적 구조와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작품은 10월 3일 개막하는 공연창작소 숨의 ‘광인일기’다. 정욱현 연출은 “루쉰의 광인일기를 가져와 누가 청년을 광인으로 만들었냐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연출과 배우진의 70% 이상이 만 39세 미만인 단체를 대상으로 했다. 단체 당 1800만 원의 제작비와 멘토링, 공연장, 홍보 등이 제공됐다. 김정근 예술감독은 “삼일로창고극장은 한국 연극사 내에서 실험적인 작품들이 탄생했던 공간”이라며 “이 공간을 살려야 한다는 연극인들의 뜻을 잇기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고, 그 중에서도 젊은 예술가들이 마음껏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사업의 취지”라고 밝혔다. 김건표 드라마투르그는 “한국 연극계를 이끌 중추적 예술가와 작품이 발굴돼야 한다”고 전했다.
삼일로창고극장은 앞으로도 청년예술가 발굴과 작품 개발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올해 브랜드화 전략을 수립하고 내년 연극계 네트워크를 구축, 작품유통망을 확보해 2026년에는 지속적 작품 활동까지 이어나간다. 김 예술감독은 “해외 페스티벌에도 진출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예술가가 탄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품들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공연되며 전석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