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주사(SC) 제형 기술에 대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머크(MSD)와 수 조원대 계약을 성사시킨 알테오젠(196170)에 이어 셀트리온(068270)과 휴온스(243070)랩도 SC 제형 기술 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다만 기술 개발의 난이도가 높고 기존에 구축된 특허 장벽은 상용화하는데 도전 과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랩·셀트리온 등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다. 통증 억제, 부종 감소 등에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정맥 주사(IV)를 SC제형으로 변경하는 첨가제 역할로 관심을 끌고 있다. SC제형은 IV 제형보다 효능과 편의성이 높고 오리지널 특허 만료와 관계 없이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 달러(1조 3500억 원)에서 연 평균 9% 성장해 2036년에는 120억 달러(16조 25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알테오젠은 MSD와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 4조 원을 계약한데 이어 올해 초 5750억 원을 추가 계약했다.
휴온스랩은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인 ‘HLB3-002’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되는 2025년 6월쯤 단독 제품으로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후발 주자인 만큼 계약 차별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휴온스랩 관계자는 “HLB3-002는 기존 동물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보다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도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앞서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가 들어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미 인플렉트라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투여 방식을 IV에서 SC로 바꾸는 데 성공한 만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 주자들인 국내 업체들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특허 장벽이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특허는 알테오젠, 미국 할로자임, 이노비오, 휴온스랩 등이 가지고 있다. 제형 변경 기술을 활용한 물질 특허는 알테오젠과 할로자임만 갖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PH20’을 개발한 할로자임의 특허 만료 기간은 2030년까지다. 휴온스랩이 개발하고 있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도 할로자임이 물질 특허를 가지고 있는 PH20 변이체다. 알테오젠은 PH20을 변형한 ALT-B4에 대한 제조방법과 물질 특허를 갖고 있다. 특허의 독점 권리는 2040년까지 계속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개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특허 문제”라며 “기존에 알테오젠과 할로자임이 보유한 특허를 회피하거나 물질을 변형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