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동해의 숨은 뜻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우리 국민에게 동해는 매우 특별하다. 애국가 첫 소절 일출 장면의 배경은 동해 촛대바위이고 우리 땅인 독도도 동해에 있다. 동해는 2000년 이상 사용된 명칭으로 삼국사기를 비롯한 다양한 사료에 등장할 뿐 아니라 동서양의 고지도에도 나온다. 말 그대로 우리 역사다. 또 마음이 답답해서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많이 찾는 곳도 동해안 바닷가다.



우리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동해지만 그렇지 못한 국민이 있다. 바로 재일 교포다. 재일 교포는 일제강점기의 슬픔과 해방의 기쁨을 모두 겪으며 일본에 남아 계신 분들과 그 후손들이다. 오랫동안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대우를 받다 보니 힘든 차별의 아픔을 묵묵히 견뎌야 했다. 특히 그들에게 ‘동해’는 고향이나 어머니같이 아련하고 그리운 단어다. 일본에서 조국을 보려면 동해 쪽을 향해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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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우리 국민의 마음을 뜨겁게 달군 뉴스가 있었다. 재일 교포들이 돈을 모아 설립한 일본의 한국계 ‘교토국제고등학교’가 꿈의 무대인 ‘일본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소식이다. 출전 야구 팀만 3400개에 달하는 최고의 대회에서 거둔 성과라 놀랍고 기쁘다. 특히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동해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줬다. 약 160명의 조그만 학교가 큰일을 해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필자가 다니는 그룹도 재일 교포 창업주들이 ‘금융보국’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운 신한은행이 모태다. 늘 마음 한편에 대한민국의 ‘금융 산업 선진화와 발전’을 바라던 건강한 애국심이 그룹의 든든한 자본이 되고 있다. 마침 다음 주부터 ‘제40회 신한동해오픈’이 시작된다. 1981년 처음으로 개최된 후 국내 순수 스폰서 프로 대회 중 가장 오랫동안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대회다.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재일 동포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만든 대회라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대회 타이틀에 동해가 들어가 있는데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모국의 우수 선수 육성을 향한 애정이 뜻깊다.

세계적 기량을 갖춘 남자 골퍼들의 수준 높은 호쾌한 샷뿐만 아니라 남녀노소가 즐길 만한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하고 있다.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시고 대회 이름 속에 숨어 있는 동해의 의미와 더불어 조국애도 다시 한번 떠올리고 찾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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