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체와 액체의 특성을 모두 가져 기존보다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진솔터보기계·한국과학기술원·포스텍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초임계 이산화탄소 압축기와 터빈 등으로 구성된 발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100kWe의 전력 생산 성능을 시험하는 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기체처럼 점성이 낮아 마찰이 작으면서도 액체처럼 밀도가 높아 압축하기 쉬운 특수 상태의 이산화탄소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발전소의 증기를 대체할 물질로 주목받는다. 발전은 석유·원자력 등 연료로 물을 끓이고 이를 통해 발생한 증기가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원리를 갖는다. 증기를 초임계 이산화탄소로 대체하면 마찰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줄고 터빈 회전을 위한 압축도 쉬워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초임계 상태는 31도 온도와 7.38MPa 압력의 비교적 쉬운 조건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진영 원자력연 선진원자로연구소장은 “이번 전력 생산의 성공은 향후 차세대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전(SMR)의 동력 변환 계통 적용을 위한 초석을 다진 것”이라며 “연구의 최종 목표인 500㎾ 전력 생산을 연내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미국도 최근 에너지부를 중심으로 10MWe급 ‘스텝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시스템 기술의 선점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