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서민주택기금' 1800억 날렸다…국토부, 美빌딩 투자 전액 손실

공실 늘며 자산가치 30% 급락

차주 경영난으로 '디폴트' 선언

국토부 "장기손실 회계처리한 것"

미국 보스턴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 전경/사진=블룸버그미국 보스턴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 전경/사진=블룸버그




국토교통부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던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1800억 원이 전액 손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1건(1800억 원)의 투자 자산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이 발생한 자산은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초고층 랜드마크 오피스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으로 2017년 국토부로부터 자금 운용을 위탁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를 실행했다. 당초 기대수익률은 연 6% 안팎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빌딩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자산 가치가 투자 당시 1조 4000억 원 대비 30% 급락했다. 결국 지난 3월 해당 빌딩 차주인 글로벌 부동산 개발사가 자금난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서 5개월 만에 전액 손실을 확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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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장기간 손실 상태인 자산을 손실로 회계처리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올해 회계에서 손실로 분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도시기금은 주로 저소득층의 임대주택 공급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주택 구입자금과 전세자금 지원 등 서민들의 주거 마련을 위해 활용된다. 국토부는 기금을 지출하고 남은 여유자금으로 국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대체자산) 등에 투자한다.

기금 재원은 청약저축 납입금과 건축 인허가,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시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으로 매년 100조 원 안팎이 조성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경기 침체 여파로 청약저축 해지가 늘고 주택거래량이 줄면서 기금 수입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문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 약 45조 원에 달하던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올해 5월 말 기준 16조 3000억 원으로 64% 감소한 상태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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