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뉴질랜드 정상과 만나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안보대화 출범에 합의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강력 규탄했다.
윤 대통령과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이런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뉴질랜드 총리가 양자 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두 정상은 올 7월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회동을 계기로 미국에서 만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체주의·권위주의 세력의 도전이 지속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가치 공유국 간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공동성명에는 무역·경제, 국방·안보 등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제도화할 방안이 담겼다.
양국은 지난 10년간 쌍방향 무역 규모가 2배가량 증가하는 등 번영을 위한 경제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경제안보 분야의 도전·기회를 논의하는 외교부 간 소통 창구로 정례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또 내년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10주년을 맞아 협정 개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1981년 체결된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 역시 지속하기로 했다. 뉴질랜드는 내년 한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 수임에 대한 지지 의사도 표명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달성을 위한 협력 방안 또한 명시됐다. 양국은 역내 군사적 불안감을 높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북·러 군사 협력을 한목소리를 규탄하며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럭스 총리는 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통일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