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기(IT) 산업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채용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애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국내 기업들의 공급 비중이 높은 수요처로 패널 증가분이 집중되면서 후발주자인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OLED 패널 시장 규모를 11억 2000만 대로 지난해 10월 전망치(9억 4000만 대)와 비교해 20% 상향 조정했다. 가전과 스마트폰 등 기존 IT 제품군의 수요 반등 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도 OLED를 탑재한 제품군이 활발히 늘어난 결과다. 옴디아는 내년에도 OLED 시장이 올해 대비 9%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처별로 보면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이 지난해보다 각각 36%, 26% 전망치가 오르며 전반적인 수치 상향을 견인했다. 특히 올해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태블릿 PC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0% 이상 급증한 1400만 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니터(23%)와 스마트워치(10%), TV 패널(2%)도 전망치가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 수요 둔화와 애플 비전프로의 저조한 판매 성과 등으로 인해 차량용 모니터(-24%)와 XR(-17%) 섹터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OLED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춘 만큼 전반적인 시장 성장세에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이달 중 인공지능(AI) 기능이 처음으로 적용된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출시가 예정된 데다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투스택 탠덤’(OLED 발광소자를 2개 층으로 쌓는 구조) 기술이 적용된 태블릿과 노트북 제품도 하반기 연달아 나온다.
조은숙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정책본부실장은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OLED 패널 수출 비중은 지난해 75.8%를 넘어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수출액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빠르게 패널 출하량을 늘리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지키는 지가 관건이다. 현재 아이폰 OLED 패널 공급망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50%를, LG디스플레이(034220)와 BOE는 각각 30%,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BOE 점유율(8%)은 2배 넘게 증가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 스마트폰 업체가 OLED 패널 탑재 범위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 점유율이 올해 47.9%에서 내년 50.2%까지 뛰며 한국 업체들의 생산량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