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 착취물 유포의 온상이 된 메신저 텔레그램의 국내 이용자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31만 명 늘면서 역대 최대 폭으로 급증했다. 이 중 3분의 1인 10만 명이 10대 이하로 집계돼 피해 방지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텔레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47만1421명으로 전월보다 31만1130명 증가했다. 이 MAU 증가 폭은 2021년 3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연령별로는 10대 MAU가 7월 41만1754명에서 8월 51만1734명으로 9만9980명 급증하면서 전체 증가 폭의 32.1%를 차지했다. 이는 50대 증가 폭(2만8420명)의 3.5배, 60대 이상(4290명)의 23배를 웃도는 수치다.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한 딥페이크 논란이 확산하면서 호기심에 텔레그램에 접속한 10대가 급증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국내 딥페이크 성 착취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서 10대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딥페이크 음란물 집중단속이 이뤄진 지난달 26~30일 나흘간 범죄 신고는 총 118건이 접수됐고 특정된 피의자 33명 중 31명, 검거된 7명 중 6명이 10대로 파악됐다.
또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8월 25일까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딥페이크 피해 지원을 요청한 781명 가운데 36.9%(288명)는 10대 이하였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장은 연합뉴스에 “(텔레그램 MAU 중) 10대 미성년자가 많이 늘어난 점은 우려스럽다”며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딥페이크 피해자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과 같은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국내에서 당국의 협조 요청 등 조치가 쉽지 않다”며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청소년 스스로 딥페이크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