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보조금이 필요한데 정부가 주지 않을 경우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있다면 보조금이 됐든 세제 지원, 인프라 지원이 됐든 검토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본지 9월 11일자 1·3면 참조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반도체 보조금 지원 의지를 묻는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어차피 재정 여건이나 재원은 효율적으로 써야 되는 부분이 있어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지원할 의사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재정 보조금이나 직접 보조금을 받아서 생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구 개발이나 생태계 지원, 인력 양성 등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은 이날 정부에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통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집중적으로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재정을 아끼기 위해 우리 기업들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다거나, 의지가 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수요자가 원하는 방식이고,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고민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특별법’을 기반으로 산업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수급 방안을 묻자 “여야가 합심해 반도체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법을 기반으로 해서 인센티브를 보강하고 지자체와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해서 전력망 확충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거듭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일회성 지급은 소비 증대 효과가 크지 않다. 경제학에서는 항상 소득이 늘어나야 소비 진작 효과가 있다”며 “정부가 민생의 어려움을 외면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효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역상품권에 재정을 지원하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최 부총리는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상품권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온누리상품권은 소상공인·전통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고 지역상품권은 사용 대상이 훨씬 광범위하다”며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비 진작 효과가 있는지 의구심이 많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서는 “소수의 큰손뿐만이 아닌 1400만 투자자에게 영향을 주고 외국 시장,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유출돼 자본시장 순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며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여야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티메프 사태에 정부 공동 책임이 있다는 이언주 의원의 질의에 “제1 책임은 돈을 갖고 제대로 갚지 않은 위메프의 경영자들”이라며 “공동 책임이 되면 같이 물어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피해 자금 금리로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다는 이 의원의 비판에는 “보통 금리보다 낮춰서 하고 있는데 도대체 몇 퍼센트로 해야 만족하시겠나”라고 되물었다.
한 총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에 대해서는 “과거 투자 쪽에 역점을 뒀기 때문에 주주에 대한 환원 차원은 상당히 우선순위가 낮았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