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식량위기 대응을 위해 세포배양식품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경북 의성 세포배양식품 규제자유특구가 지난 6월 출범해 가동에 들어갔다.
세포배양식품은 세포·미생물 배양 등의 기술을 통해 만든 식품을 의미한다.
미래 식량부족 및 가축전염병 확대 등에 따른 식량위기에 대응할 대체식품으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동물 도살을 거치지 않고 식품을 제조할 수 있어 동물복지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컨설팅기업 ‘AT Kearney’는 전 세계 육류시장은 2025년 1조 2000억 달러에서 2040년 1조 8000억 달러로 증가하며, 이중 배양 식품은 35%를 점유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도 지난 2022년 8월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와 같은 해 12월 발표한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 분야에 세포배양식품을 포함시켜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동안 경북도와 의성군은 지난해 의성 바이오밸리 일반산업단지 내에 경북세포배양산업 지원센터를 구축한데 이어 세포배양산업 선도기업용 제조 및 품질관리 평가(GMP) 시설 건립에 나서는 등 세포배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다.
세포배양식품 특구는 오는 2028년 12월까지 의성군 바이오밸리산업단지 일원에서 혁신기업 10개 사가 참여해 세포배양식품 상용화 실증을 수행한다.
특구 운영에 따른 총 사업비는 199억 원이다.
경북테크노파크를 비롯해 라트바이오, 다나그린, 씨위드, 마이크로디지탈, 티센바이오팜, 마이뉴, 엘엠케이, 에스에스바이오팜,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등의 기관‧기업이 참여한다.
지난해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개정에 따라 세포·미생물 배양도 식품 원료로 인정되면서 세포배양식품 제조의 길이 열리게 됐다.
그러나 세포배양식품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량생산 체계 구축을 통한 경제성과 안전성 확보, 맛·풍미·식감 등에서 기존 육류와 차이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이에 따라 특구는 고품질 세포배양식품 상용화의 핵심은 신선한 세포 수급이라고 판단, 규제자유특구에서 생검과 당일도축 조직을 활용할 수 있는 특례를 적용 받아 식육의 조직감과 맛을 확보하는 한편 세포 증식과 분화를 비약적으로 높여 세포배양식품을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후방 기업의 투자유치와 세포배양식품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구에서는 크게 2개 세부 사업이 추진된다.
먼저 세포은행 구축으로 스마트 축사와 연계해 살아있는 동물과 당일 도축한 원육에서 고순도 세포를 추출하고 다양한 세포를 세포은행에 보관·관리해 제조품질 관리 기준을 수립한다.
또 대량생산 및 상용화 실증을 위해 배양육 대량생산에 필요한 3차원(3D) 프린팅, 배양육의 맛·식감을 위한 식품 첨가물 등 상품성 있는 세포배양식품 개발 및 실증을 수행한다.
금준호 씨위드 대표는 “대한민국의 세포배양식품 산업에 세계적인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건강하고 가치 있는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특구를 통해 북부권 푸드테크 산업벨트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의성은 세포배양식품 실증 및 생산 거점, 안동의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추출 동물세포의 대량 배양, 영주에서는 엄격한 축사 관리를 통해 세포 채취에 활용할 가축을 사육하다는 것이 북부권 미래 푸드테크 신산업벨트 구축의 핵심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특구 지정은 군 단위 기초 지자체도 신산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특구는 기업의 신규 수요 창출 및 매출 증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구와 함께 앞으로 대구경북신공항 물류터미널이 구축되면 의성은 산업도시로서 양대 성장판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의성 세포배양식품 규제자유특구 출범으로 경북은 2019년 포항 배터리 리사이클링, 2020년 안동 산업용 헴프, 2021년 김천 스마트 그린물류, 2022년 경산 전기차 무선충전 특구 등 전국 최다인 5개 규제자유특구를 보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