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등 방식으로 수천억 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금양의 계획이 다소 틀어질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이 최근 주관사단에서 이탈하는 등 자금 조달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금양의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을 위한 주관사단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KB증권은 금양이 계획중인 이차전지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해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봤다. 또 연초 10만 원을 넘었던 회사 주가가 최근까지 지속 하락해 4만 원대로 주저 앉은 상황에서 신주나 주식형사채 등을 발행하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양이 밝혔던 사업 계획이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장에서 의구심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양은 총 투자금이 7200만 달러(약 960억 원)에 이르는 몽골 광산에서 텅스텐과 리튬 채굴 등을 통해 올 해 4000억 원 넘는 매출을 내겠다고 지난해 공시했다. 그러나 매출처의 핵심인 리튬은 현지에서 아직 개발 허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1000만 달러(130억 원)가 넘게 투입된 콩고 광산에서도 리튬 채굴을 위한 타당성 검사(Feasibility study)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총 사업비 1조 2000억 원의 부산 기장 이차전지 공장이 연내 준공을 앞두면서 잔금 납입이나 설비 확충 등에 또다시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양은 이차전지에서 아직까지 매출이 전무해 해당 공장의 가동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양은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주관사단을 재편해 자금 조달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대주주인 류광지 회장(35.62%)의 지분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식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금양은 해외에서 DR(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구주를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투자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양 관계자는 "유상증자 뿐 아니라 3~4가지 자금 조달 방안을 놓고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며 "기존 주주들에게 최대한 부담을 안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