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수시 모집 마감일인 13일 의대 수시에 약 7만 건의 원서가 접수되면서 모집 정원의 23배를 넘어섰다.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요구하자 이번이 수시 전형으로 의대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 지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원서 접수 대행 업체 유웨이에 따르면 이달 9일부터 이날까지 전국 39개 의대 수시 모집에 7만 368건의 원서가 접수됐다. 이들 대학이 수시로 선발하는 인원이 총 2978명(사회배려·기회균형전형 일부 제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평균 23.6대1에 달한다. 전날 오전 9시까지 접수된 원서는 3만 8575건이었는데 하루 새 3만 1793건 더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5만 7192건과 비교하면 1만 3176건 증가한 것이다.
많은 수험생이 의대 수시에 지원서를 내민 것은 의대 증원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여기에 의료계의 ‘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로 2026학년도 정원뿐 아니라 당장 올해 말 정시 모집도 축소될 수 있다는 불안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시에서 의대 정원은 4610명으로 지난해보다 1497명 늘었다. 전체 모집 인원 중 67.6%(3118명)를 수시 전형에서 선발한다.
대학·전형별 경쟁률을 보면 성균관대 의대 논술 전형이 412.5대1로 가장 높았다. 서울에 위치한 8개 의대의 평균 경쟁률은 35.77대1을 기록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지 않은 서울 최상위권 의대 지원 건수도 덩달아 늘었다. 전날 저녁 마감한 연세대(서울) 의대 경쟁률은 14.29대1로 지난해(10.57대1)보다 올랐다. 11일 저녁 마감한 서울대 의대 경쟁률은 지난해 12.66대1에서 올해 13.56대1로, 고려대 의대 경쟁률은 같은 기간 27.04대1에서 30.55대1로 상승했다.
교육계는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수정하면 올해 입시 현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대학별 모집 인원을 재배정하고 각 대학이 시행 계획을 세운 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이를 심의하는 일련의 과정이 최소 2~3개월 소요되기 때문이다. 올 5월 말 이미 공고된 모집 요강에 포함된 수시·정시 모집 인원에 따라 입시를 준비해온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최근 입장문에서 “수시 모집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모집 일정이나 인원 등 주요 내용이 바뀌면 수험생들에게 큰 피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