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주가조작을 알면서 방조” 유죄 판결받은 도이치 전주(錢主)… 김 여사 기소는 필연적? [서초동 야단법석]

전주 손 씨 방조 혐의로 징역 6개월·집유 1년

재판부 “단순히 돈을 빌려준 전주가 아냐”

檢 연루 의혹 있는 김 여사 수사 고민할 듯

법조계 “최소한 김 여사 소환조사는 필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서 계좌가 활용된 이른바 '전주'(錢主) 손 모 씨가 이달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서 계좌가 활용된 이른바 '전주'(錢主) 손 모 씨가 이달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도이치모터스(067990)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 모 씨에게 방조 혐의를 적용하여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측은 판결문 검토 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최소한 김 여사를 소환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안승훈·심승우 부장판사)는 1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씨는 주가조작에 사용된 계좌를 활용한 것으로, 원심에서 “시세 변동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2심에서 손 씨의 방조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 씨가 2010년 10월 21일 이후 정범인들의 시세 조종 행위를 인식하고 이를 방조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손 씨는 시세 조종이 성공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에 범행을 방조할 유인이 있었다”며 “자금 상황이 어려울 때 정범인들에게 도움을 받은 정황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 씨는 단순히 돈을 빌려준 전주가 아니라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도와줄 의도로 자금을 대량으로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차 시세 조종 기간인 2010년 10월 20일 이전의 방조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소송조건이 결여돼 공소가 부적당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종결함) 판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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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씨가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공모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지만, 김 여사 명의의 계좌가 3개 동원된 점은 인정했다. 이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동일하다. 아울러 재판부는 판결문 본문 기준으로 김 여사를 84번, 김 여사 모친인 최은순 씨를 33번 언급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하거나 최소한 조사는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국민 여론의 강한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결국 돈을 받은 사람과 돈을 준 사람이 당시에 어떤 인식과 의도로 돈을 주고 시세 조종을 했는냐가 중요하다”며 “전주 한 명이 유죄를 받았으면 김 여사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장 변경으로 김 여사를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전에 의혹이 있을 때 빨리 결론을 내렸어야 했는데, 검찰이 지체하다 보니 자승자박이 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여론에 의해 검찰이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검찰은 손 씨와 김 여사 사례가 사실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수사에 참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기소된다고 해도 손 씨처럼 유죄 판결이 내려질지 여부는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각 전주의 역할과 계좌 사용 여부, 수익 배분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곽 변호사는 “계좌 사용 사실과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배분받거나 향유한 사실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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