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슈퍼태풍 ‘야기’가 중국 남부의 대표적 관광지인 하이난섬을 강타하면서 이 지역의 추석 특수가 실종됐다고 홍콩 명보가 15일 보도했다. 이어 중국 최대의 연휴인 국경절(10월1일) 연휴도 영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중추절(한국의 ‘추석’) 연휴(15∼17일)가 이날 시작하며 중국 관광업계가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야기가 강타한 하이난은 곳곳이 단전과 단수, 인터넷 차단 등으로 연휴 영업을 포기했다.
명보에 따르면 하이난섬 원창시의 한 숙박업소 주인은 “전기와 인터넷이 끊겨 휴업해야 한다”며 “또 자연경관이 훼손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에야 물이 들어왔는데 수질이 여전히 탁하다”며 “지금까지 인근 한두 곳의 마을만이 전력 공급을 재개했고 대부분은 아직 전기 공급이 안 되고 있다. 아마 보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창시에는 원창우주항공슈퍼컴퓨팅센터, 원창우주발사장 등 중국 정부가 관할하는 우주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로켓이 발사될 때마다 수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해당 숙박업소 주인은 다음 로켓이 발사되는 10월 중순 전까지 피해 복구가 완료되기를 희망했다.
또 다른 숙박업소 주인은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문이 부서졌으며 간판도 날아간 데다 아직도 전기가 끊겨 영업을 중단했다”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고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들이 여전히 청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이 하이난섬을 ‘아시아의 하와이’라고 홍보하는 동시에, 아시아 최대 면세 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키우는 면세 특구 관광지이다. 그러나 지난 6일 원창시에 상륙해 중국 남부를 강타한 ‘야기’는 1949년 이후 중국을 강타한 최강의 가을 태풍으로 기록되며 큰 피해를 안겼다고 명보는 전했다.
특히 원창과 하이커우 등지의 피해가 극심하다. 원창우주발사장도 피해를 봤고, 하이커우시의 경제적 손실만 263억 2000만 위안(약 4조 9500억 원)에 달했다. 지난 13일 하이난성 당국은 현지 관광업계에서 관광지, 숙박시설 등 1065곳이 피해를 봤으나 12일까지 85%의 업무 재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보는 “하이커우시의 관광산업은 원창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여행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추절 및 국경절 연휴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에 하이난 도시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