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전한 울산시장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분 매수에 나서자 기존 고려아연 편에 선 것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지역 정치권과 상공계, 중앙정부까지 접촉하는 등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추석 전날인 16일 성명서 발표에 이어 18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까지 지분 관련해 구체적으로 (고려아연과)협의한 바 없다”면서도 “다만, 시장으로서 지역 향토 기업인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면 한다”고 회견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에는 이틀 전 접촉해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에 울산시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했으며, 지역 정치권에 이어 국회의원, 일부 상공계와도 접촉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먼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임을 감안하다면, 고려아연 인수 후 연구 개발과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는 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이고, 울산의 산업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려아연은 수소, 2차전지 핵심 소재와 관련해 현재 울산에서 1조 5000억 원 가량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2차 전지와 관련해 5000억 원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울산시가 새 먹거리 산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2차전지와 수소산업 모두 고려아연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 수익이 중요한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이러한 투자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에서 현 경영진을 편든다는 설명이다.
김 시장은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 등을 통해 구체적 행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고려아연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체, 국민연금과도 울산시의 뜻을 전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