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일본 총리 선거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역대 최다인 9명이 입후보하면서 결선투표가 확실시된다. 당선을 가를 의원들의 표심은 40대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에게로 가장 많이 쏠렸지만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18일 아사히신문은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의장을 제외한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67명 중 응답한 289명을 대상으로 지지 동향을 조사한 결과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을 후보가 없어 상위 2명의 결선투표가 확실시된다고 짚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집권당 의원들의 표심은 40대 후보에게 집중됐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가장 많은 46명의 지지를 얻었고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3명으로 2위에 올랐다.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로 국민의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이미지 쇄신에 걸맞은 후보들에게 지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함께 3강으로 분류되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각각 3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이달 27일 투·개표가 진행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367표,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 및 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367표 등 총 734표로 총재를 뽑는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1~2위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투표는 국회의원 몫 367표에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 몫의 47표 등 총 414표가 참여한다. 국회의원 표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결선투표로 갈 경우 현재로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유리하지만 1차 투표 전망은 엇갈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요미우리신문)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교도통신)이 번갈아 선호도 1위와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두 조사에서 3위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의원들이 20%에 달하는 등 판세는 유동적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신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안보 문제를 쟁점화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방위상을 지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도가’가 주최한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미국 핵무기를 일본에서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에 대해 “비핵 3원칙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당에서 금지한 ‘정책 팸플릿’ 홍보물을 전국 당원들에게 돌린 탓에 후보직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당초 ‘구두 주의’에 그칠 것으로 보였지만 당내에서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강경한 대응책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후보직 박탈 등 중징계로 이어질 경우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의 2파전으로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