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나선 가운데 울산시가 주도하는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울주군 중소기업협회와 중고기업융합울산연합회와 국제라이온스협회 울산양산지구, 울산시체육회, 울산광역시관광협회, 울산광역시새마을회, 바르게살기운동 울산광역시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울산광역시지부 등은 24일 울산시청에서 차례로 기자회견을 열고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켜내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하는 등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에 넘어 간다면, 무분별한 사업재편과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고려아연의 기업경쟁력은 단숨에 무너지고 울산의 고용시장 악화와 지역경제 쇠퇴는 물론,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저하로도 이어 질 것”이라 우려했다.
앞서 23일에는 울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울산문화원연합회, 한국예총울산시연합회, 울산 사회복지법인·단체연합, 재울산연합향우회 등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은 지역경제 악화를 우려한 울산시 주도로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 주주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김두겸 시장은 추석 연휴 중인 지난 16일 긴급 성명을 내고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라면서 “지역 상공계와 힘을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시민 역량을 집중하겠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김 시장은 연휴가 끝나고 주식시장이 개장한 19일 가장 먼저 주식 매입을 인증하며 주식갖기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20일에는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울산상공회의소 최고경영자 아카데미 총동문회 등 울산지역 6개 기업 경영인 단체, 고려아연을 비롯해 330여 개의 기업들이 위치해 있는 온산공업단지협회 등도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했다.
현재는 지역 정치권을 비롯해 상공계와 사회·문화·체육 단체, 봉사단체까지 합세하고 있다.
김두겸 시장에 이어 두 번째 주식 매입을 인증한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국가 핵심산업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전략적이고 제한적인 개입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20여년 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울산시민 SK주식 1주 갖기 운동’에 벌이며 경영권을 지킨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