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 규모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이 다시 대기 중으로 탄소를 배출해 지구온난화를 심화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연구단장 연구팀이 기후 및 영구동토층 전문가와 함께 대규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산불 증가를 예측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이날 게재됐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통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21세기 중후반에는 영구동토 지역의 약 50%가 급격히 해빙돼 토양 수분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증발을 통해 대기로 유입되는 수분도 감소해 결국 대기도 건조해지고 결국 산불이 빈번해지고 규모가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관측에 따르면 북극 지역의 대형 산불 피해가 크게 증가했다.
김인원 IBS 연구위원은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 강한 산불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급변하는 것이 불과 몇 년 안에 발생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며 “또 대기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는 식물 광합성을 도와 고위도 지역의 식생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식생의 증가는 산불 연료 역할을 해 산불 피해를 심화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산불 증가가 다시 지구온난화를 심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팀머만 단장은 “산불은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 등을 방출한다”며 “이는 기후와 영구동토층 해빙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시뮬레이션에서는 산불 증가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