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정치 폭력 시도가 잇따르면서 대선 후보 경호에 비상등이 켜졌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두 번의 암살 시도가 벌어진 데 이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사무소에서 총격 흔적이 발견되는 등 정치 폭력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애리조나주 선거 사무실에서 총격 흔적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애리조나주 템피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9월 23일 민주당 선거 캠페인 사무실에서 총격으로 인한 피해가 발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의 민주당 선거 책임자인 션 맥커니도 “간밤에 템피 민주당 선거운동 사무실을 겨냥한 몇 발의 총격이 있었다”며 “(총격 당시) 아무도 없었고 부상자도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27일 애리조나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사건은 선거와 관련된 폭력 위협이 점점 고조되고 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번의 암살 위기를 넘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수준의 경호를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후보 경호 강화 법안’이 이날 미국 의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주요 대선 후보의 신변 보호를 위해 현직 대통령 수준의 경호 인력을 배치하고 충분한 자금과 자원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19일 하원을 이미 통과했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발효된다.
두 번의 암살 시도 이후 책임론에 시달리던 비밀경호국은 자체적으로 대선 후보에 대한 경호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NBC뉴스는 “비밀경호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릴 때 보안 요원이 곧바로 뒤따르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전보다 강화된 경호가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 대선은 하루하루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정도로 초박빙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CNN과 SSRS가 19∼22일 전국의 등록 유권자 2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48%, 트럼프 4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차 범위(±3%포인트) 를 따지면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21∼23일 전국 성인 1029명(등록 유권자 871명 포함)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오차 범위 ±4%포인트)에서는 해리스가 46.61%를 차지하며 트럼프(40.48%)에 6%포인트 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시행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조지아·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해리스를 2~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 ‘선벨트’ 지역에서 근소한 우위를 보이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