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햄버거 배달? 1300원 더 내세요"…치킨 업계는 "우린 어쩌라고요" 전전긍긍

배달 수수료 인상에 '이중가격제' 확산

맘스터치, 연내 일부 직영서 시행키로

롯데리아·KFC·파파이스 등도 이미 도입

'배달 비중 70%' 치킨3사는 자체앱 독려

한 배달 라이더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앞에서 픽업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한 배달 라이더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앞에서 픽업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여파 탓에 오프라인 매장보다 배달앱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다. 업주들은 고물가로 인한 원가 부담에 이어 높은 수수료까지 짊어지게 되면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올해 4분기 중 일부 직영점에서 이중가격제를 시범으로 시행한다. 매장 가격은 그대로 두고 각종 수수료가 붙는 배달 가격을 일정 수준 올리는 식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어느 직영점에서 이중가격제를 테스트할지 검토 중"이라며 "인상폭의 경우 지역별 가맹점주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취합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리아도 24일부터 가격 이원화를 시행했다.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단품 기준 800원, 세트 기준 1300원 높아졌다.



이 외에 맥도날드와 KFC, 파파이스, 프랭크버거 등도 매장보다 배달앱 가격이 더 비싸다. 맥도날드의 경우 2010년대 초부터 자체 배달을 하며 이중가격제를 시행해왔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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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프랜차이즈들이 이중가격제 도입을 잇따라 택하는 이유는 배달 플랫폼의 중개 수수료 인상 때문이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자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들이 올해 들어 '배달비 제로' 경쟁을 벌였고 그 여파로 중개 수수료가 최고 9.8%까지 치솟았다. 가맹점주들은 고물가로 원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배달비, 부가세, 카드 수수료에 이어 중개 수수료까지 짊어지게 된 상황이다.

이에 가맹점주협의회를 중심으로 가맹본부에 매장·배달 가격 이원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 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7월 이중가격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본사에 발송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배달 매출이 증가할수록 가맹점이 부담하는 비용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가맹점 생존권 보장을 위해 배달 서비스의 차등 가격 정책안을 수립했다"고 밝다.

하지만 버거 등과 달리 BBQ, bhc, 교촌 등 치킨 업계는 이중가격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전체 매출 중 배달 비중이 70%에 달하는 만큼 가격 이원화가 곧 가격 인상으로 읽혀 소비자의 큰 반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으로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악화돼 현업에서 이중가격제를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고 말했다.

치킨업계는 대안으로 자체앱 사용을 늘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자체앱을 활용하면 가맹점주의 중개 수수료·광고료 부담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BBQ는 9월 한 달간 BBQ앱 및 홈페이지에서 2만원 이상 주문하면 황금올리브치킨 반 마리를 증정하는 파격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bhc 역시 자사앱으로 주문하면 3000원 할인을 제공한다.

bhc "자체앱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하반기 동안 매월 새로운 자사앱 사용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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