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허락을 받았다는 중학생들의 말을 믿고 수 십만원짜리 붙임머리 시술을 해 준 미용실이 학부모와 분쟁 끝에 결국 환불해준 사연이 알려졌다.
24일 JTBC ‘사건반장’에는 붙임머리 전문 미용실을 운영 중인 A씨와 학부모 B씨의 갈등이 소개됐다.
A씨는 지난 11일 여중생 2명에게 붙임머리 시술 예약 문의를 받았다. A씨는 당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고 학생들은 “둘 다 동의받았다”고 했다.
학생들은 다음 날 오전 미용실을 찾았고 A씨는 6시간에 걸쳐 시술을 진행했다. A씨가 부모와의 통화를 요구하자 학생들은 부모의 직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일하는 중이라 전화 연결이 힘들다”고 했다.
시술 비용으로 총 84만원이 청구됐고 A씨는 학생들을 대신해 카드 결제 사인을 했다. 이후 B씨는 “허락한 적 없다. 지금 결제한 것 때문에 아이 아빠가 난리 났다”며 A씨에게 항의 전화를 했다. 학생들은 “학원 교재를 사야한다”며 거짓말을 하고 카드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부모 동의 없이 결제됐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취소를 해주셔야겠다"며 "저희 쪽에 경찰이 있어서 제가 다 물어봤다. (환불 안 해주면) 사기죄가 된다고 하더라. 아이 책임이라고 한다면 저희는 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아이 머리 떼는 비용도 청구할 것"이라고 화를 냈다.
이후 B씨는 A씨의 매장에 직접 찾아와 결제 영수증을 요구했고 “영수증을 안 주면 소송 걸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A씨는 법정 싸움에 휘말리는 것이 두려워 결국 환불을 해줬다. A씨는 해당 사연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토로했고 이를 본 B씨와 댓글로 설전이 벌어졌다. '사건반장' 측이 관련 내용을 문의하자 B씨는 "제가 매우 나쁜 학부모 같아 보여 안타깝다"면서 취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B씨는 '사건반장' 측에 "아이가 본인이 한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스스로 붙인 머리카락을 잘랐다"며 "미성년자에게 담배나 술을 못 파는 것처럼 고액 결제는 사회에서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아이들이 처음부터 의도했으면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아이들의 불법행위는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시술받고 돈을 안 낸 것이기 때문에 A씨가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부모들에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양지열 변호사도 “미용사의 노고와 재료가 들어갔기 때문에 그 돈은 별개가 된다. 미용사 노고의 대가는 아이들의 거짓말 때문에 생긴 것이니 그에 대해 별도로 청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