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AI가 수요 견인…힘받는 '메모리 업사이클'

['반도체 겨울론' 뒤집은 SK]

◆ 마이크론도 깜짝 실적

주당 순익도 월가 전망치 상회

"HBM 내년 물량까지 이미 매진"

업계선 글로벌 수요부족 전망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폴솜에 있는 마이크론의 연구개발 시설 전경. 미국 내 반도체 경기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업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론.미국 캘리포니아주 폴솜에 있는 마이크론의 연구개발 시설 전경. 미국 내 반도체 경기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업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론.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경쟁하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기대를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이 내년 생산 물량까지 이미 매진됐고 4분기에도 기록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월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업황 상승(업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 시간) 마이크론은 회사의 회계연도 4분기(올해 6~8월) 매출이 77억 5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76억 6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1.18달러로 월가 전망치 1.12달러보다 높았다. 불과 수일 전 씨티그룹이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의 80%가 마이크론의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모바일·PC 등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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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은 특히 데이터센터에 주로 쓰이는 HBM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이라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에 생산될 HBM 물량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는 소식도 전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회사는 매출 전망을 85억~89억 달러로 제시해 3분기보다 9.7~14.8% 성장을 예고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강력한 AI 수요가 데이터센터 D램 제품(HBM)의 강력한 성장을 주도했다”며 “이번 분기에도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크론의 실적 호조는 AI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AI 거품론’이 제기되며 첨단 메모리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강력한 AI 반도체 수요는 이러한 예상이 틀렸다는 점을 보여줬다. 모닝스타의 기술부문 분석가인 윌리엄 커윈은 “마이크론의 실적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업사이클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시장 업사이클은 앞으로 4개 분기, 내년까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수요 급증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chip shortage)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이날 보고서에서 “AI 칩과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및 노트북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글로벌 칩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AI 관련 시장이 매년 40~55%씩 급성장해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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