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 후보가 27일 확정되면서 여야가 ‘텃밭 사수’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10 총선 이후 6개월 만에 맞대결을 펼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까지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를 시작으로 지원 유세에 돌입했고 호남에서 격전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김경지 민주당 후보와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류제성 조국혁신당 후보가 출마한다.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는 한연희 민주당 후보와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 안상수·김병연 무소속 후보가 나선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와 최봉의 국민의힘 후보,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 이성로 무소속 후보가, 영광군수 재선거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와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 이석하 진보당 후보, 오기원 무소속 후보가 각각 4파전을 벌인다.
인천 강화와 부산 금정은 국민의힘, 전남 곡성과 영광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돼 우세 지역이 각 두 곳씩 동수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강화에서는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후보가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 변수로 떠올랐다. 전남 곡성과 영광의 경우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당선인 배출에 사활을 걸고 있어 민주당의 싹쓸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미니 선거지만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당 장악력과 정국 주도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무소속 및 조국혁신당 변수로 우세 지역 중 1곳이라도 내주게 되면 당내 책임론이 대두되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이 대표의 민주당에 참패를 당한 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원 유세에 돌입했다. 한 대표는 박용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경선 기회가 있는데도 당을 탈당해 출마한 경우 주민들의 희망을 저버린 명분이 없는 행동”이라며 “당 대표로서 ‘복당은 없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 시장뿐 아니라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안상수 후보로 인해 보수 표심이 분열될 가능성을 적극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28일 부산 금정과 다음 달 8일 전남 곡성을 차례로 방문해 지원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남 곡성과 영광에서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도 기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황명선 민주당 재보궐선거지원단장은 이날 “이미 (조국혁신당) 내부 여론조사를 통해 김경지 후보의 경쟁력 우위를 확인했으리라 본다”며 “굳이 형식적인 단일화 공방이나 여론조사를 거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힘자랑하듯 지지율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모욕적 방식”이라며 “후보 사퇴에 따른 단일화는 수용할 수 없다. 그것은 단일화가 아니라 강제로 무릎 꿇리는 것”이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