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예대금리차 넉달만에 상승 전환…"엇박자 대출금리 정책에 은행 배만 불렸다"

5대은행 예대금리차 격차 확대

8월 전월보다 0.136%P 늘어나

예금금리 낮은 수준 유지하는데

당국 개입으로 이자 수익만 '쑥'





8월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넉 달 만에 확대 전환됐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면서 수신금리와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채권 등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하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 당국의 개입으로 ‘이자 장사’ 비판을 받아왔던 은행 배를 다시 불려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57%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0.434%포인트) 대비 0.136%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올 4월(0.05%포인트) 이후 넉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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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 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제외한 수치로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의 수익이 커진다.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대출(정책서민금융 제외) 금리는 지난달 3.938%로 전월(3.862%)에 비해 0.076%포인트 올라 올 4월(4.29%) 이후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반면 저축성 수신금리는 7월 기준 3.428%에서 지난달 3.368%로 0.06%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5월 3.56%, 6월 3.52%, 7월 3.43% 등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은행은 농협은행(1.09%포인트)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자금이 주로 1~3개월 초단기 정기예금으로 예치되면서 저축성 수신금리가 낮은 편”이라면서 “신규 취급 기준 대출금리와 수신금리는 모두 상승했지만 대출금리 상승 폭이 더 커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은행 0.71%포인트 △하나은행 0.58%포인트 △신한은행 0.24%포인트 △우리은행 0.23%포인트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예대금리차가 4개월 만에 확대된 것은 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7~8월 무려 22차례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린 바 있다. 이처럼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시장 흐름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행들의 ‘이자 수익’만 확대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계적인 흐름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인하하는 추세”라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의식한 금융 당국의 불확실한 정책이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만 낮아지는 엇박자를 낳으면서 결국 소비자의 부담은 커지고 은행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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