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둘째는 매일 대답 없는 아빠에게 전화”…폭행으로 남편 잃은 아내의 눈물

지난 6월 대전 노래방서 시비 붙어 폭행

당시 피해자 외상 없어 귀가했으나 사망

피해자 아내 “매일 아이들과 울다 잠들어”

“일상 산산조각낸 가해자 용서할 수 없어”

연합뉴스연합뉴스




노래연습장에서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30대 남성의 배우자가 눈물을 쏟으며 재판부에 “엄벌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27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의 심리로 열린 가해자 A(44)씨의 살인 혐의 관련 첫 공판에서 A씨에게 폭행당해 숨진 30대 B씨의 아내 C씨가 출석해 엄벌을 탄원했다.



C씨는 이날 “이 사건으로 제 인생에서 친구이자 동반자인 사람을 한 순간에 잃었다. 저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정신과 약을 먹지 않으면 한 순간도 버티지 못하는 상태”라며 “두 아이는 학교도 가지 않고 외출을 거부하고 있다. 아빠의 죽음을 모르는 둘째 아이는 매일 대답 없는 아빠에게 계속 전화를 한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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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매일 밤 셋이 울다 지쳐 잠에 든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버티는 중”이라며 “우리 가족의 평범한 일상을 산산조각낸 이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남편이 편하게 갈 수 있도록 엄벌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애원했다.

남편 B씨는 지난 6월 28일 대전 중구 유천동의 한 노래연습장 앞 노상에서 A씨와 말다툼하던 중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당시 B씨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친구들의 부축을 받아 귀가했지만 이날 저녁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폭행을 당하자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가 이후 스스로 신고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사인은 뇌출혈로, 두개골과 갈비뼈 골절도 함께 발견됐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의 변호인은 “B씨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부검감정서 등 객관적은 정보를 확인한 후 그에 따른 사실조회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8일 오전 10시 두 번째 공판을 열고 양측의 증거 의견을 듣고 심리 절차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문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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