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은 머리뼈에 생긴 모든 종양을 뜻한다.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뉘는데 두 가지 유형 모두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양성 뇌종양 환자는 2020년 4만 7685명에서 2023년 5만 9886명, 악성 뇌종양은 1만 1603명에서 1만 2749명으로 증가했다. 양성 뇌종양에는 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등이 있다. 대부분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하는데 완전히 절제할 경우 완치도 가능하다. 반면 뇌암으로도 불리는 악성 뇌종양은 정상 뇌 조직과의 경계가 불분명해 치료가 어려운 편이다. 신경교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교모세포종이 대표적이며 대부분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하다. 세부 유형에 따라 수술 외에도 방사선, 항암 치료를 병행하는 등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뇌종양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인 요소가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가족력 등으로 인한 뇌종양은 5% 미만에 그친다. 뇌종양은 발생 위치나 크기, 종류 등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종양이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침범하면 한쪽 팔다리가 서서히 마비되는 편마비,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중추에 생기면 실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점점 커지면서 뇌피질을 자극해 뇌전증이 발생하거나 뇌신경을 압박해 시력과 시야 장애를 일으키거나 안면마비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종양의 형태나 크기가 같더라도 위치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인데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두통이 아침에 더 심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 두통과 함께 구역·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이전에는 없던 신경학적 이상 징후가 조금씩이라도 생긴다면 뇌질환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뇌종양을 진단하려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수다. 필요시 종양 주위나 내부의 혈관 분포를 알아보기 위한 뇌혈관조영술, 의심 부위의 대사활동을 확인하기 위한 양정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뇌종양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을 통한 외과적 수술이다.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종양의 압박으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을 개선할 뿐 아니라 종양 자체를 제거해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양의 위치와 성격에 따라 다양한 수술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수술 전 촬영한 MRI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 중 실시간 뇌종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형광유도수술은 뇌종양에만 반응하는 형광물질을 투여한 다음 특수 필터를 통해 종양을 직접 확인하면서 절제하는 기법이다. 수술 중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의 위치를 확인하는 신경생리감시기법이 도입돼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접근하기 어려웠던 뇌 기저부에 생긴 종양은 코나 눈 옆으로 내시경을 넣어 제거하는 시도가 활발하다. 외과적 절제 없이 감마나이프, 사이버나이프 같은 방사선 수술로 뇌종양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기법은 전이성 뇌종양에서 특히 뛰어난 성적을 보인다. 2~6주에 걸쳐 종양과 그 주변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사선 치료는 악성 뇌종양 수술 후 보조요법 등으로 쓰인다.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 치료,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 등이 시행되고 있으며 양성자 치료도 활용되고 있다.
머리 안에는 뇌를 위험 물질로부터 보호하고 필요한 물질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뇌혈관장벽(BBB·Blood Brain Barrier)이 존재한다. 항암 치료가 종자세포종,림프종 등 일부 뇌종양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건 BBB를 통과하지 못하는 항암제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뇌전이나 소아에 발생하는 저등급 교종에서 고무적인 치료 효과가 보고됐을 뿐 다른 암에 비해 표적치료 약물도 적다. 뇌종양의 위치와 크기, 종류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