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계 독주' 아토피약…국산은 개발 '난항'

사노피 '듀피젠트' 점유율 82%

건보 급여확대로 경쟁력 더 커져

릴리 '엡글리스'도 곧 출시 예정

국내 제약사는 임상단계 못넘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글로벌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치료제가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잇따라 받으면서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시장은 사노피 등 외국계의 독과점 체제가 구축된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연구개발(R&D)도 임상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지난달 13일 일라이 릴리의 ‘엡글리스’를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로 승인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을 받았다. 릴리는 앞으로 몇 주 이내 미국에서 엡글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국내 출시 시점은 미정이지만 외국계 제약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독과점 체제가 훨씬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허가된 아토피치료제는 주사제 형태인 사노피 ‘듀피젠트’, 레오파마 ‘아트랄자’와 JAK 억제제로 먹는 알약 형태인 한국 애브비 ‘린버크’, 화이자 ‘시빈코’, 일라이 릴리 ‘올루미언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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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듀비젠트는 국내 중증 아토피치료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중증 아토피 피부염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1만 205명이다. 듀피젠트를 처방 받은 환자는 8455명으로 82%에 달한다. 듀피젠트 처방 환자는 2021년 3293명, 2022년 4992명, 2023년 754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2년부터 한국애브비 린버크, 릴리 올루미언트가 급여 처방되기 시작하며 경쟁체제가 구축되는 듯 했지만 여전히 사노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듀피젠트는 최근 건보 급여 확대로 시장 경쟁력이 더 강화됐다. 8월부터 만 6개월 이상 5세 영유아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도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 적용됐다. 기존에는 만 6세 이상 소아 중증 환자부터 급여 적용 가능했다. 듀비젠트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외에도 천식·만성 비부비동염 등 다수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듀피젠트의 국내 매출은 1432억 원에 달한다. 듀피젠트가 아토피 치료제 중 가장 고가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듀피젠트의 한달 치료 부담액은 140만 원이다. 아트랄자는 46만 원~92만 원이고 JAK 억제제는 60~70만 원대다.

듀피젠트의 독주는 중증 아토피 치료제 중 가장 먼저 급여 적용됐고 생물학적 제제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증 아토피는 한가지 원인을 해결해도 다른 쪽에서 연쇄 반응이 나오는 등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 며 “이 때문에 현재 시장에 나온 스테로이드·비스테로이드 치료제 모두 효능과 부작용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증 아토피치료제의 경우 치료제가 많이 없으니까 듀피젠트가 스테로이드 의존도를 낮춰준다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그럼에도 결막염 등 안구질환 부작용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강스템바이오텍(217730)의 아토피 신약 후보물질 ‘퓨어스템-에이디주’가 임상 3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JW중외제약(001060)의 아토피 신약 후보물질은 임상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아토피치료제 이외의 다른 적응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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