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균 계란 가격이 60% 가까이 치솟으면서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도 계란이 들어가는 메뉴를 단종시키는 등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세계 평균 계란 가격이 2019년 대비 60% 급등했다. 미국 연방 노동부는 지난달 기준 미국에서 유통되는 계란 12구 기준 소비자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28.1% 올랐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셈블리는 “현재 미국 소비자들이 사 먹는 계란 가격은 2019년과 비교해 83%나 급등한 값”이라고 했다.
대형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에서는 일찌감치 계란이 동났으며 샌드위치나 오믈렛 등 계란이 들어간 메뉴를 파는 식당에서는 메뉴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도 호주 일부 매장에서 계란이 들어가는 아침 메뉴 운영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란 가격이 뛴 주요 원인으로는 먼저 조류인플루엔자가 꼽힌다. 미국에서 2022년 조류인플루엔자로 닭 4000만마리가 살처분됐고 또다른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300만마리의 상업용 닭이 살처분됐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미국 양계농가들의 달걀 출하량은 전년 대비 2.6% 줄었다. 외신은 소비자들이 비교적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단백질원이란 이유로 계란을 더 찾게 된 점도 가격 상승의 요인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한 것도 계란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고 짚었다.
이어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식료품 전반의 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계란값만 이례적으로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1980년부터 계란 가격 추이를 조사해왔는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한판 가격이 3달러(약 3900원)를 돌파한 경우를 제외하면 계란 가격이 이렇게 뛴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유럽과 인도, 일본, 호주 등 국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국가 역시 계란 가격이 2019년 대비 50~90% 넘게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