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사법리스크 속 '민생' 내건 李 “예금자보호 1억으로 상향”

"패트 지정해서라도 신속 처리"

11월 선고 앞 '먹사니즘' 부각

4일 의총서 금투세 방향 결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행 5000만 원인 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높이는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처리해서라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거론한 데 이어 연일 민생 경제에 집중하며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위험성이 극히 높아지고 연체율이 치솟고 있어 만에 하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벌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무위원회에서 해당 논의가 더딘 점을 직격하며 “민주당이 계속 신속한 처리를 주장하는데도 여당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22대 국회 들어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과 신영대 민주당 의원 등이 예금자 보호 한도를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지만 정무위에서는 법안 소위로 회부되고 본격적인 심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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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이번 발언은 중도층을 끌어안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최근 실용을 앞세우며 각종 경제 현안에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금투세 유예론이다. 이 대표가 최근 “우리나라는 ‘지금은 (금투세를) 하면 안 돼’라는 정서가 있어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유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 당내에서도 금투세 유예와, 더 나아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시장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느니 금투세를 폐지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4일 의원총회에서 금투세 관련 의견을 정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추진했다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된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법’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지역화폐법’ 등도 이 대표의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성장 전략을 전담하는 기구인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이언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이 대표의 변화는 다음 달 연이은 재판 선고를 앞두고 민생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부각하며 사법 리스크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수습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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