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에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없었지만 소위 ‘응급실 뺑뺑이’는 지난해보다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문의 부족을 이유로 재이송된 경우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119 재이송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보름 동안 재이송 건수는 총 259건에 달했다. 해당 기간은 정부가 추석 연휴 전후 의료대란에 대비해 운영한 비상 응급 대응 주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월 26일~10월 10일) 재이송 건수인 184건보다 40% 늘었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의료대란이 없었다고 평가했지만 구급대가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응급실 뺑뺑이는 오히려 40% 늘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재이송 건수를 회차별로 보면 구급대가 환자를 한 차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는 240건이었다. 두 차례 재이송은 10건, 세 차례는 3건이었다. 네 차례나 재이송한 경우도 6건이다. 지난해의 경우 3차나 4차 재이송이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경기(42건), 대구(41건), 충남(23건), 강원(22건), 서울(20건), 인천(19건) 등의 순으로 재이송 사례가 많았다.
재이송 사유의 경우 전문의 부재가 가장 많았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125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48.2%)를 차지했다. 지난해는 75건(40.7%)이었다.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응급실 의료진이 부족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병상 부족에 따른 재이송 사유는 12건에 그쳤다. 코로나 시기인 2020년 48건, 2021년 110건, 2022년 36건과 비교하면 올해 추석 연휴 재이송 사유는 전문의 부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