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2028년까지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전기차 이외의 사업 비중을 늘리고 중저가 배터리·전고체 배터리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전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비전 공유회를 열고 이러한 청사진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 비전을 발표한 것은 2020년 말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명 사장과 각 사업부 경영진, 300여 명의 구성원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2023년(33조 7455억 원) 대비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김 사장은 "2028년까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를 제외하고도 10% 중반의 안정적인 에비타(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달성해 수익성을 창출하고 기업 가치로 인정받겠다”고 강조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는 △비(非)전기차 사업 확대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리튬인산철(LFP)·고전압 미드니켈·46시리즈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소프트웨어·서비스 영역 사업 기반 확보 △전고체·건식전극 공정 등 차세대 전지 기술 리더십 강화를 제시했다.
우선 전기차 사업 의존도는 낮추고 ESS 사업 비중은 높인다. UAM과 선박, 로봇 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규 사업에 역량을 투입해 시장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탄탄한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사업 분야에선 LFP와 리튬·망간·인산·철(LMFP), 고전압 미드니켈 등 중저가형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인다.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를 통해 전통 완성차 업체로 고객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고객 요구에 맞춘 새로운 폼팩터도 적극적을 고려한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배터리 리스·렌탈·재활용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 단순 배터리를 제조·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를 통해 에너지 안정화·순환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배터리 진단·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구독 경제의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전지 기술과 관련해 전고체 전지의 경우 리튬 음극을 뺀 ‘무음극’ 제품 및 ‘흑연계’ 음극 제품 생산으로 시장을 선도할 예정이다. 또 반고체 전지와 저가 고출력 제품, 리튬금속을 활용한 항공용 경량 제품도 양산을 가속화한다. 건식전극 공정 기술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핵심 사업부별 중장기 시장 세부 전략도 발표했다. 자동차전지사업부는 2026년까지 글로벌 생산시설 운영 효율화로 전기차 캐즘을 극복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2028년에는 고전압 미드니켈 파우치형 제품, 건식전극 공정 활용 LFP 제품 등을 통해 소재, 공정, 제품의 차별적 우위를 공고히 한다. 2030년에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지역·고객별 맞춤형 대응 전략을 추진한다.
소형전지사업부는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46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양산하는 등 오는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 1위를 확고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SS전지사업부도 2025년 미국 ESS 셀 생산 본격 양산을 필두로 북미 시장을 선점하는 등 2028년 미국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ESS 시스템 통합(SI) 글로벌 톱 3를 달성해 5배의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새 기업 비전으로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Empower Every Possibility)’를 선포했다. 배터리 제조를 넘어 전 세계 에너지 순환 생태계의 중심에서 사업 기회를 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사장은 “더 이상 배터리 제조업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