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이제 한번 혼이 나야제, 언제까지 마냥 찍어줄 줄 아는가.” “에이, 그래도 지역 발전하려면 다수당을 밀어줘야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진보 텃밭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하면서 9일 앞으로 다가온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 지도부까지 총출동한 지원 유세로 ‘이재명 대 조국’의 대리전 구도로 판이 커진 가운데 다크호스로 뛰어든 진보당도 약진하면서 선거 판세는 예측 불허의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7일 전남 영광 읍내에서 만난 50대 유권자 최윤석 씨는 “미래를 위해서는 호남에도 새로운 물결이 치는 게 도움이 된다”며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바닥 민심을 대변해줄 후보”라고 혁신당의 손을 들어줬다. 30대 황 모 씨도 “민주당도 이제 정신 차릴 때가 됐다”면서 “지지세가 혁신당으로 넘어오는 게 느껴진다”며 힘을 보탰다.
반면 영광터미널에서 만난 40대 여성 김 모 씨는 “다수당 후보가 돼야 예산도 많이 따오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래도 호남은 여전히 민주당 우위라고 평가했다. 60대 유권자 박 모 씨도 “민주당 후보는 오래전부터 주민들을 잘 챙겼는데 혁신당 후보는 지역 행사에서도 별로 만나본 적 없다”고 말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양측 간 네거티브 공방도 격화하고 있다. 혁신당은 장세일 민주당 후보의 과거 폭력 전과를 문제 삼았고 민주당은 장현 혁신당 후보의 영광 실거주 논란을 물고 늘어졌다. 법성포에서 굴비전문점을 하는 60대 자영업자는 “수십 년간 투표해봤자 달라진 게 없다”며 양당 모두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석하 진보당 후보는 이러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파고들며 3자 구도를 만들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세일 후보(32.5%)와 장현 후보(30.9%), 이석하 후보(30.1%)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농사를 짓고 있는 60대 이석길 씨는 “호남에서 민주당이 30년 넘게 집권했는데 주민들의 삶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며 “이제는 생활 정치를 하는 진보당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실제 영광은 최근 네 번의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두 번이나 당선됐을 정도로 민주당으로서는 호남 내 험지로 꼽힌다.
반면 곡성은 여전히 민주당 강세가 완연한 모습이었다. 곡성터미널에서 만난 60대 양 모 씨는 “민주당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혁신당을 찍는다고 해서 크게 바뀌겠냐”며 혁신당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고 50대 주부 유순 씨도 “주변에서 혁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