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2년차 맞은 디딤돌소득, 탈수급·근로소득 늘어…오세훈 “내년 전국화 본격 논의”

서울시,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서 성과 발표

전년보다 탈수급률 3.8%P올라…31.1%는 근로소득 늘어

비숙자보다 저축·취업 의지 높아…가족 돌봄에도 기여

오세훈 “전국화 논의 돌입…기존 현금성 지원과 통합해 재원 마련”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오세훈표 소득보장 실험인 ‘서울디딤돌소득(구 안심소득)’ 정책 수혜자 가운데 가구 소득이 올라 지원대상에서 벗어난 탈수급률이 8.6%로 전년보다 크게 상승했다. 디딤돌소득을 지원받는 가구의 31%는 이전보다 소득이 증가했다.



서울시는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을 열고 2년간의 정책 성과를 소개했다. 디딤돌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보다 낮은 가계소득을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복지정책이다. 일정 금액을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달리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한다.

이날 포럼에서 디딤돌소득 정책 성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정민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지원자의 탈 수급률은 8.6%(132가구)로 전년 4.8%(23가구)보다 3.8%포인트 올랐다. 지원받은 가구의 31.1%는 근로소득이 늘었다. 이는 전년 21.8%보다 9.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디딤돌소득을 지원받지 않은 가구와 비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을 하지 않는 가구 중 디딤돌소득 수령 후 근로를 시작한 비율은 비교가구 대비 3.6%포인트 높았으며 교육훈련비도 72.7% 더 지출했다. 저축액도 비교 가구보다 11.1% 높았다. 안심소득이 지원자의 근로의욕과 저축의욕을 더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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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소득이 발생하면 그 금액만큼 수급액이 깍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다른 복지정책과 달리 소득이 일정부분만 감액돼 근로의욕을 저하시키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득이 생기면 수급액이 고스란이 깍일 것을 우려해 일을 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덜하다는 것이다. 소득이 기준을 넘어서더라도 자격이 유지되다가 다시 소득이 줄면 자동으로 지급이 개시되는 등 탈수급에 대한 공포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디딤돌소득은 가족 돌봄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구는 늘어난 소득으로 일하는 시간은 조금 줄이고 그 시간을 돌봄에 할애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포럼에서는 현금보장 복지 정책이 불평등 완화에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은 ‘21세기 불평등과의 싸움’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신자유주의가 주류로 떠오른 1980년대 이후로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울디딤돌소득과 같은 재분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그러스키 미국 스탠포드대 사회학 교수도 특별대담에서 “미국과 같이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회도 하나의 상품처럼 시장에서 거래돼 빈곤이 기회의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금을 지급하는 소득보장제도가 이러한 문제의 해결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별대담에 참여한 오 시장은 “디딤돌 소득 수급자의 탈수급율이 작년에 이어 올해 더 높아지고 소득도 늘었다”며 “3년차 실험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전국화 논의를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디딤돌소득 전국화시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기존 현금성 지원제도를 서울디딤돌소득으로 통합한다면 추가적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사회보장제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재구조화 방안을 마련하고 소요재원 조달방안을 검토하는 정합성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오세훈(왼쪽 세번째) 서울시장이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혜림 서울시립대 교수,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 오 시장, 데이비드 그러스키 스탠포드대학교 사회학 교수.오세훈(왼쪽 세번째) 서울시장이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혜림 서울시립대 교수,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 오 시장, 데이비드 그러스키 스탠포드대학교 사회학 교수.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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