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호조로 인한 채권 금리 상승 여파로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 리스크에 유가가 또다시 급등한 점도 투자 심리를 끌어내렸다.
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98.51포인트(-0.94%) 내린 4만1954.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5.13포인트(-0.96%) 내린 5695.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3.95포인트(-1.18%) 하락한 1만7923.9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 주가에 부담을 줬다. 국채 금리가 높으면 기업의 미래 수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현 시점 기업가치가 낮아진다. 이날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2bp(1bp=0.01%포인트) 오르며 4.001%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5bp 올라 3.98%에 거래됐다. 앞서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일자리가 25만4000개 늘어나 연준이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시장에 번졌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8월 소비자 신용도 연착륙 전망을 뒷받침했다. 8월 소비자 신용 증가액은 89억 달러로 7월 266억 달러 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시장전망치 132억 달러도 하회했다. 소비자 신용은 신용카드와 자동차, 학자금 대출 등 신용대출을 말한다. FHN파이낸셜의 이코노미스트인 윌 컴패놀은 “신용대출의 안정은 경제에 건강한 일”이라며 “최근 소비지출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이 대출없이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3% 넘게 급등한 점도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인플레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76달러(3.71%) 급등한 배럴당 77.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88달러(3.69%) 튀어 오른 배럴당 80.9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으면서 원유 매수세가 이어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 자격이 있다”며 군사적 긴장을 두둔하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종목별로는 대형 7개 기술주를 일컫는 매그니피센트 7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애플이 2.25% 하락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각각 1.57%, 2.47% 떨어졌다. 이밖에 아마존(-3.06%),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1.87%), 테슬라(-3.70%) 모두 하락했다.
반면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는 2.24% 오르며 상승했다. 이날 상승에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이 3조1천320억 달러로 늘어나 MS를 제치고 지난달 29일 이후 약 40일 만에 시총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엔비디아의 선전은 AI 데이터센터에 서버시스템을 공급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최근 AI 수요로 10만대 이상의 GPU를 공급했다는 소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주가는 15.79% 급등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엇갈렸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5% 오른 6만3040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이더는 0.25% 하락한 2441달러를 기록했다.
앞으로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노무라증권은 “적어도 대선이 끝나기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투자 펀드들이) 변동성에 대한 헷지 전략으로 매수포지션을 잡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 상승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오펜하이머는 “(현재 증시는) 온전한 강세장 처럼 보인다”며 S&P500의 연말 목표를 5900으로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S&P500의 3개월 후 전망치를 기존 5600에서 6000으로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