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강북 코엑스' 2조 조달 마무리…내년 PF개발사업 '큰 장' 선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산업·우리銀 등 참여…연내 착공

금리인하 기대에 사업자금 몰려

남산 힐튼 개발도 내년 PF 개시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제공=한화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제공=한화






‘강북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2조 원이 넘는 자금 조달을 마무리하고 연내 착공에 돌입한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에 조(兆) 단위의 자금이 몰리면서 내년에 개발 사업의 큰 장이 설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개발 업계에 따르면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의 금융 주선을 담당하는 KB국민은행은 최근 2조 1050억 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모집을 마무리했다. 산업은행과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했고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KB증권 등이 중·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했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봉래동2가 122번지 일대 유휴 철도 용지 2만 9093㎡ 규모의 부지에 주거형 오피스텔과 오피스, 숙박시설 등을 개발·분양하는 사업이다. 한화임팩트 등 한화그룹 계열사가 시행한다.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5개 동, 연면적 35만㎡ 규모의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은 고금리가 사실상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사가 신용도가 높고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장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시행사들도 내년에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 중구 힐튼호텔 부지에 ‘한국판 아자부다이힐스’에 버금가는 오피스타운 개발을 추진 중인 이지스자산운용은 내년 초 4조 원 규모의 PF 자금 모집을 개시할 예정이다. 디벨로퍼 엠디엠플러스 역시 서울 서초구 국군정보사령부(서리풀) 개발 사업을 위해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내년 5조 원에 가까운 PF 자금 확보에 나선다. 개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시장을 관망하던 자금들이 우량·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몰리는 분위기”라며 “사업자의 역량과 건설사 신용도 등 안정성과 사업성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시 도는 PF시계…내년 조단위 개발사업 '큰장'
'고금리 자금조달' 사실상 막내려
서울역북부, 내달 16년만에 첫삽
남산 힐튼엔 복합 오피스타운 조성





조(兆) 단위 개발 사업들이 잇따라 자금 조달을 본격화하는 것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시장이 다소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번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의 경우도 PF 대출 금리는 선순위 기준 6% 안팎, 후순위도 10%를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선순위 금리가 두 자릿수였는데 대폭 내려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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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는 이달 금융 조달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2008년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 사업 기본계획 수립 이후 16년 만에 사업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16년 만 첫 삽…낙후 지역에서 녹지 공간 갖춘 복합 타운으로=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역 남부의 경우 이미 민자 역사가 개발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들어섰지만 중구에 해당하는 서울역 북부는 오랜 기간 공터로 남아 낙후됐다. 한국철도공사는 2008년 이 지역을 개발해 35층 규모의 국제 컨벤션센터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감사원의 사업성 재검토 요구, 민간사업자의 사업 포기 등으로 번번이 좌초됐다. 이후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가 개발 방향과 가이드라인을 다시 마련해 2019년 민간사업자를 재공모했다. 입찰에는 삼성물산(미래에셋)과 롯데건설(메리츠금융지주) 등 대형 건설사를 필두로 한 컨소시엄이 다수 참여했으나 한화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돼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KB금융그룹도 금융 주선 주관사로 참여해 600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성사시켰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준공되면 해당 부지에는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총 5개로 이뤄진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도심·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과 전시장을 갖춘 컨벤션 시설이 이곳에 들어선다. 서울에서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수준의 시설은 코엑스와 세텍(SETEC) 등 주로 강남 지역에 편중돼 있다.

아울러 한화컨소시엄은 2020년 사업 설계자로 덴마크의 건축사 ‘헤닝 라르센’을 선정해 서울의 상업적인 이미지를 보행자 중심의 친환경적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헤닝 라르센은 대상 부지가 서울역 철로와 서울 중구의 중심부로 이어지는 8차선 도로 사이에 끼인 곳이라는 점에 착안해 작은 공원과 테라스 등 공공 공간을 여러 층에 마련하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작업장과 스튜디오·상점·쇼룸 등이 입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보행자가 바람이나 공해, 도시 소음을 피할 수 있도록 오피스와 호텔 빌딩에 식물을 겹겹이 배치해 편안한 녹지 환경을 조성했다.

◇힐튼호텔 부지·서리풀 등 내년 복합개발 大魚 잇따라=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PF 시장이 다소 안정권에 들어서자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들도 잇따라 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전망된다.

PF 대출 금리는 통상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등 단기금리에 사업 리스크를 얹은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2년 말 5.44%까지 올랐던 CP 금리는 이달 6일 기준 3% 중반대까지 내린 상태다. 부동산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발 사업의 선순위 금리가 두 자릿수를 훌쩍 넘어갔지만 올해는 다소 진정이 된 분위기”라며 “통상 연말로 가면 자금 확보가 어려운 만큼 기준금리가 내리고 시장에 현금이 풍부한 내년 초를 기약하는 사업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내년에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이 위치해 있던 중구 남대문로5가 395 일대 2만 350㎡ 부지에 ‘한국판 아자부다이힐스’로 불리는 복합 오피스 타운 사업을 착공할 예정이다. 업무 시설 1개 동과 호텔 1개 동, 판매 시설, 공공 청사 등이 들어서며 휴게 공간인 개방형 녹지를 확보해 남산에서부터 이어지는 도심 녹지 축을 구현하고 서울역 북측에서 남대문교회~남산까지 이어지는 통경 축을 구축한다. 40년 역사를 지닌 힐튼호텔 로비도 보전해 개방형 녹지 및 저층부 판매 시설과 연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올 7월 제3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안을 통과시켰다.

이지스자산운용과 금융 주선사인 신한은행은 착공에 앞서 내년 상반기 4조 원 안팎의 PF 자금 모집을 개시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좀 더 내린 후에 본PF 전환을 하려고 올 6월 브리지론을 연장했다”며 “자금 조달 규모가 4조 원을 넘는 만큼 다른 대형 사업들과 겹치지 않도록 내년 중순 이후로 (PF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 국군정보사령부(서리풀)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엠디엠그룹 역시 올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PF 자금 모집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9만 6795㎡ 부지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 산업 지구를 비롯해 업무 시설과 근린생활시설, 판매 시설, 문화 시설 등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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