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한은 베이비컷에…카드·저축銀 "자금조달 숨통" 보험 "수익악화"

[한은 '베이비컷' 금융권 반응]

카드·캐피탈 조달비용 줄어 '화색'

자취 감춘 무이자 할부 재등장 전망

저축銀도 PF사업장 이자부담 덜어

보험사는 "건전성 악화 우려" 난색

주담대 인상 시중銀, 수익 방어 효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는 소식에 금융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은 조달·금융 비용 하락 효과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금리 인하로 자본은 감소하는 반면 부채는 증가하는 보험 업계는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캐피털 업계는 기준금리 인하로 핵심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낮아져 운영자금 확보에 드는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금리는 (카드사)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높은 금리에 조달했던 여전채를 낮은 금리로 바꿀 수 있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드·캐피털 업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 할부 금리도 낮아지는 등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득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로) 최근에는 찾기 힘들었던 ‘무이자 할부’ 상품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며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여 마케팅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는 최소 수개월은 지나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여전채 금리(AA+ 등급 3년물)는 이달 10일 3.38%로 1년 전인 지난해 10월(4.88%) 대비 1.5%포인트 떨어져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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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위기를 맞은 저축은행 업계도 기준금리 인하로 고금리 부담은 일단 덜었다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공급돼 영업 환경과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PF 사업의 금융 비용 하락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 역시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기대하는 부분이다.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에 속도가 붙어 PF 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율과 부실채권 등 리스크가 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보험 업계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돼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자산이 늘어나는 것보다 부채가 더 많이 늘어 순자산가치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사 22곳 가운데 73%인 16곳의 킥스가 지난해 말 대비 하락했으며 손해보험사 19곳 중 12곳(63%)도 같은 기간 킥스 수치가 떨어졌다.

시중은행은 기존에 올려놨던 대출금리가 수익성 악화를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5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6%(하단 기준)로 올 6월(2.94%) 대비 올랐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20여 차례 대출금리를 올린 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를 높인 것을 따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는 통상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지지만 대출금리를 올린 만큼 NIM 하락 폭이 좁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양준 기자·신중섭 기자·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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