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빈사 상태' 국내 출판시장 반전 계기 될까

한강 책 다시읽기로 '독서붐'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책마당 행사장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책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책마당 행사장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책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출판 시장도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강 문학 다시 읽기 바람이 독서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대한출판문화협회의 ‘2023년 출판생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간 발행 부수는 7020만 8804부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신간 발행 부수는 25.4%나 급감했다. 출판사의 어려움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 출판협회 측은 “지난해 외감 대상 71개 출판사의 영업이익은 1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4%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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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강의 국내 도서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강의 국내 도서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가운데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종합독서율은 43.0%로 1994년 이래 가장 낮았다. 책을 멀리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도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 다른 매체를 즐긴다는 답이 많았다.

출판계는 이달 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진 뒤 이런 추세의 반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강의 기존 소설이나 시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종이책’ 읽기에 대한 흥미가 다시 일어나는 것도 호재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대학생 박 모(23) 씨는 “친구들끼리 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이야기했는데 앞으로는 한강을 모르면 안 될 것 같아 서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강의 작품을 펴낸 출판사는 환호하고 있다. 창비와 문학과지성사 등은 “주말 내내 인쇄기를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백지연 문학평론가는 “노벨문학상이 계기가 돼 사람들이 책을 읽고 책을 매개로 소통하게 되기도 하는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게 고무적”이라며 “(한강 작품 외에) 다른 문학작품들도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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