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으로 다가온 10·16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의 승기를 잡기 위해 여야 지도부 모두 주말 현장을 찾아 투표를 호소하며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혈세 낭비’라고 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실언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이 ‘고인 모독’이라고 맹폭하면서 선거 판세의 새로운 변수가 될지 여야 모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표는 재보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2일 부산 금정을 방문해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달 9일 금정을 찾은 지 불과 사흘 만이다. 한 대표는 부산 지하철 노포역에서 출발해 온천장역까지 약 4시간에 걸쳐 도보로 이동하며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한 대표는 특히 김 의원을 겨냥해 “열심히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을 모욕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패륜적 언행이 금정에 발붙일 틈이 없다는 것을 투표로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 낭비 억수로 하게 만든 국민의힘 정당 또 찍어줄 겁니까”라고 적었다. 이번 선거는 김재윤 전 금정구청장이 뇌출혈로 별세해 해당 자리가 공석이 되며 치러지는 선거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한 뒤 사과했고 민주당은 김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고인이 된 분까지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며 민주당의 윤리 의식 결여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막판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한 대표와 마찬가지로 12일 사흘 만에 금정을 방문해 김경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켜 “아직도 자신이 왜 총선에서 심판받았는지 모르면 이번 기회에 2차 심판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금정구청장 한 명을 뽑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14일에는 민주당과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이룬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김 후보 지원 유세를 진행한다. 조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어제 이 대표의 전화를 받고 14일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금정구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15일 대장동 의혹 재판을 앞두고 현장 유세가 어렵게 되자 조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1~12일 이틀간 진행된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8.98%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20.63%, 인천 강화군수는 27.90%를 각각 기록했다. 전남 곡성군수와 영광군수 재선거는 각각 41.44%, 43.06%로 모두 40%를 웃돌았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은 8.2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