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선물 매매로 1300억 원가량의 손실을 낸 사고와 관련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금융감독원에 철저한 검사·조사를 지시했다. 금융위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개별 금융 사고 관련 당부 사항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금융위는 김 위원장이 간부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금융시장 상황과 주요 정책 등과 관련해 이 같이 주문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에서 횡령, 부정 대출 등 각종 사고가 지속돼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감원이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ETF LP 운용 과정에서 1300억 원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올해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 내부 직원이 업무 목적과 무관하게 추가 이익을 얻으려고 장내 선물 매매를 시도하다 손해가 발생했다. 해당 직원은 이후 이를 스와프 거래(미래 특정 시점이나 기간을 설정해 금융 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행위)인 것처럼 허위로 등록했다가 회사 자체 강시망에 발각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이 직원을 내부적으로 조사한 뒤 관련 내용을 금융 당국에 신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국내 경제가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된 만큼 금융 시장과 업권, 가계·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각종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달 시행되는 개인채무자보호법(17일), 실손청구 전산화 시행(25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31일) 등도 정책 효과가 체감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충실히 알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관계기관 국정감사도 계속 진행되는 만큼 지적 사안을 검토해 종합 국감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고 반영할 수 있는 제안은 적극적으로 정책에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