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스타트업 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과 투자유치 등을 위해 미국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방미 첫 번째 일정으로 16일 오전(한국시각) 워싱턴의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찾아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 면담을 갖고 경기도와 IDP, 그리고 중남미를 잇는 경제협력 트라이앵글을 구상을 내놓았다.
IDB는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경제, 사회개발을 위해 1959년 설립돼 현재 48개 나라가 회원국이다. 가맹국간 무역확대와 개발정책 협력강화, 개발목적의 공공 및 민간자본 투자촉진, 재원조달이 어려운 민간부문의 투자활동 보완, 융자 및 지급보증을 통한 가용재원 운용 등이 주요사업분야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브라질 국적으로,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 등을 역임한 거물급 경제인사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에 따르면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시절, 세계은행 근무시절때 IDB와 맺은 인연을 떠올렸다"며 “특히 일랑 고우드파잉 전임자였던 모레노 전 총재와는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도 만났고 서울에서도 한 번 만났으며, 17년 전엔 IDB의 초청을 받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강연한 적도 있다"고 IDP와의 인연부터 소개했다
김 지사는 브라질 출신 ‘축구 황제’ 펠레를 접점으로 대화 물꼬를 튼 김 지사는 라틴아메리카 경제의 핵심국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의 경제상황에 대해 일일이 질문했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현황을 설명한 뒤 "데이터 기반으로 봤을 때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이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여러 나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도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중남미 비즈서밋(Biz Summit)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알렸다.
그러자 김 지사는 "작년에 한국 오셨을 때 네이버도 가셨다고 들었는데 네이버가 바로 경기도에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로 인구의 27%~28%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고, 모든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라며 세일즈 외교를 시작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특히 김 지사는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을 제안했고, IDB 총재 또한 적극 호응했다.
김 지사는 "IDB의 관심 분야 중에 '디지털경제'와 '기후테크'가 있다고 들었는데, 경기도는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AI와 기후테크 등 여러 산업의 중심지"라면서 "오늘을 계기로 경기도와 IDB 간 협력이, 특히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 분야에서 더욱 강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에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공감을 표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IDB 역내 및 중남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특히 기후대응 분야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며 "한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고, IDB는 지방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업을 아마존 지역의 지방정부이 함께 하고 있는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이참에 경기도와 IDB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서 디지털 전환과 기후테크에 관한 협력 논의를 조금 더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중남미 국가들과 경기도간 '청년 교류' 의사까지 전했다.
김 지사가 "실무협의체가 구축된다면 '디지털 전환', '기후테크'와 더불어 '청년교류'를 (3대)어젠다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자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IDB로서도 굉장히 시작하기 좋은 분야일 것 같다"면서 반색했다.
면담을 마치고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페루 시장단 외에 칠레, 우루과이, 멕시코, 카리브해 국가들의 시장들을 모아서 한국에 한번 방문하면 기술이나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도 배우고 한국에 대해서 더 알게 되면 인센티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고, 김 지사는 곧바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강 대변인이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