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테슬라 출신' GM 2인자 방한…국내서 친환경차 만드나

■'전기차 전문가' 클라우센 부사장, 내주 한국GM 모든 공장 점검

제조·기획·노무관할 경영진과

PHEV·EV라인 없는 韓 방문

조립·도장 등 현황 살펴볼 듯

韓공장 내연기관 체제땐 한계

이번 진단 따라 미래전략 좌우

젠슨 피터 클라우센 미국GM 글로벌 제조 및 지속가능경영 부문 부사장. 사진=GM젠슨 피터 클라우센 미국GM 글로벌 제조 및 지속가능경영 부문 부사장. 사진=GM






미국 제너럴모터스(GM) 2인자이자 글로벌 제조 부문 부사장인 젠슨 피터 클라우센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해 한국GM 전 공장을 점검한다. 한국GM 공장에는 친환경차 생산라인이 없다. 테슬라 출신으로 전기차(EV) 공장 전문가인 클라우센 등 본사 경영진이 공장 점검에 나서면서 한국GM에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생산라인 개설이 다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자동차 업계와 정부·한국GM에 따르면 22일 JP 클라우센 미국GM 글로벌 제조 및 지속 가능 경영 부문 부사장이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올 3월 전격 선임된 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은 2015~2019년 테슬라에서 공장 확장과 제조 역량 개발 업무를 맡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 모델S와 X, 3 생산의 기틀을 잡은 인물이다. 이후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옮겨 데이터센터 인프라 개선 업무를 맡았다. 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이 영입되자 업계에서는 전기차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는 미국GM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경쟁사 출신을 영입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은 이번에 전임자인 제럴드 존슨 글로벌 제조 부문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글로벌 생산 전략 기획, 노사 관계를 담당하는 임원들과 함께 한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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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한국GM의 전 공장을 제조 시설을 둘러보고 노동조합·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22일 입국하는 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은 23일에는 부평공장, 24일에는 창원공장, 25일은 보령공장을 각각 찾아 현장을 점검한다. 조립과 도장 등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었던 한국GM은 2022년 8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3조 7340억 원, 영업이익 1조 3506억 원을 기록하며 재무적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상황이다. 부평공장의 트레일블레이저, 창원공장의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신차 2종의 미국 수출이 증가하며 한국GM의 수익도 함께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실적이 개선되면서 미국GM이 한국GM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 2025년 베스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위에 오르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GM도 한국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올해 미국 수출 물량이 지난해(42만 대)보다 20%가량 늘어나 50만 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이 제조와 기획, 노사 관계 등 생산 전반을 관할하는 임원들과 한국GM을 찾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GM은 최근 2035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려던 기존 계획을 폐기하고 하이브리드(PHEV·HEV) 라인업을 늘리기로 했다. 당분간 내연기관과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모두 생산하는 체제를 유지한다. 본사가 전략을 바꾸면서 글로벌 생산 공장들도 생산라인을 재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 제조 최고 책임자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없는 한국GM의 모든 생산 공장을 찾는 것이다.

업계는 클라우센 수석부사장의 이번 진단에 따라 한국GM의 미래 전략도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전환 속도가 조절되고 있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점점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한국GM의 내연기관 생산 체제로는 시간이 갈수록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GM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위해 한국에 9000억 원을 투자했기 때문에 당장 큰 투자가 나오기는 힘들다”면서 “미국 경영진이 생산라인 전반을 둘러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글로벌 생산라인 조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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