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응원 유세' 요청 쇄도…日 총선서 부활하는 다카이치

[지금 일본에선]

자민당 총재선거서 이시바에 패배

당원·당우표선 우위→존재감 과시

지원요청 120건 넘어 전국유세에

反이시바 속 관계다지며 차기모색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EPA연합뉴스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EPA연합뉴스




오는 27일 시행되는 일본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에 자민당 후보들의 ‘응원 유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다카이치는 지난달 27일 치러진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경쟁한 인물로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당원표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그의 인기를 유세전에 활용하려는 후보들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여전히 당내 기반이 불안정한 이시바 총리와 달리 다카이치는 총재 선거 후 기존 보수·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을 다지며 후일을 도모 중이라는 분석이다.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는 이시바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선언한 9월 하순 이후 각 지역의 출마자들로부터 응원 유세 요청을 받고 있다. 본인도 나라현 2구에 출마한 상태에서 타 선거구로부터 접수된 응원 연설 요청만 120건이 넘는다. 소화 범위를 넘어서는 요청에 다카이치도 “이젠 더는 처리할 수 없다”고 고사하면서도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당내에서 자신의 인기나 존재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다카이치를 향한 후보들의 ‘유세 구애’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지난달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다. 당시 다카이치는 당원·당우 표에서 이시바 총리를 1244표 웃도는 20만3820표를 획득해 강한 지지세를 증명했다. 이에 정치자금 스캔들로 부동표 잡기에 애를 먹는 후보들은 더더욱 다카이치 인기에 매달리며 ‘한 표’ 잡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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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총재선거에서 결과가 발표된 뒤 당선자인 이시바 시게루(오른쪽부터) 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 이시바 총리의 결선 경쟁 상대였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손을 맞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총재선거에서 결과가 발표된 뒤 당선자인 이시바 시게루(오른쪽부터) 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 이시바 총리의 결선 경쟁 상대였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손을 맞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아사히는 다카이치 인기의 또 다른 이유로 ‘이시바 체제에 대한 불만’을 들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이중 10명 무소속 출마)하고, 34명을 비례대표에 중복 입후보할 수 없도록 했다. 공천 배제·비례 중복 입후보 불가 대상이 된 의원 상당수는 총재선거에서 다카이치를 지원한 옛 아베파 소속이었다. 이들은 “(총재) 선거로 당내 비주류파가 내쳐졌다”는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 아사히는 “이런 후보들이 다카이치를 앞세워 복권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과도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는 총재 선거 패배 후 당 2인자인 간사장 자리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또 다른 요직인 총무회장 자리를 제안했으나 다카이치는 이를 거절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중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이시바 총리 퇴진론이 불거질 수도 있는 만큼 다카이치가 ‘다음’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카이치는 이번 선거에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당 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후보들을 위한 응원 유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관계를 다지고 있다.

아사히는 “과거 아소 다로 전 총리가 2006년 총재선거에서 패배한 뒤 지방 강연과 시찰을 늘려 당원 인기를 높였고, 2년 뒤 승리했다”며 “의원에 의한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다카이치의 과제가 ‘동료 만들기’인 만큼 (이번 선거에서) 응원연설이 중요한 기회인 것은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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