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 친구에게 모래를 먹이는 등 학교폭력을 저지른 가해자가 성남시의원의 자녀로 밝혀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7일 경기도교육청과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성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4명이 피해 학생 A를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신체 폭력, 언어 폭력 등으로 괴롭혔다. 가해 학생들은 A에게 모래를 섞은 과자를 먹게 하고, 게임에서 진 벌칙이라며 몸을 짓누르는 등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당국은 지난 8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의 처분을 결정했다. 가해 학생 중 2명에게는 서면사과와 출석정지 5일, 학급교체 및 특별교육 5시간 이수 처분을 내렸다. 가담 정도가 덜한 1명에게는 서면사과와 학교에서의 봉사 4시간, 나머지 1명에게는 서면사과 조치를 했다.
당사자 측의 요청으로 피해자인 A의 학급도 교체됐다.
이 사건의 가해 학생 중 성남시의원의 자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의회 민주당 의원 일부는 16일 성남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해당 의원이 피해자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선출직 공직자로서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거취를 표명하라"고 비판했다.
성남교육청의 처분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않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모두 학급 교체 처분을 받은 것은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들은 수십 차례의 괴롭힘을 저지르고도 경미한 처벌에 그쳤다”며 “특히 그 중 한 명의 부모가 현재 선출직 지방의원이라는 점에서 교육청의 결정은 더욱 신뢰를 잃는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가해 학생에 대한 학급교체는 징계지만 피해 학생의 학급교체는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루진 조치"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