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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인공 된 '한강'…미국, 영국 선인세 계약 '잭팟'도 터져

'성소년' 이희주 미국·영국 출판사와 출간 계약 '잭팟'

독일 '아우프바우' 출판사는 한강 특별 전시 마련

국내 출판계 "K문학에 대한 관심과 호응 높아져"

17일(현지 시간) 독일 아우프바우 출판사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마련한 한강 작품의 특별 전시관에 관람객들이 독일어로 번역된 한강의 작품을 읽어보고 있다./17일(현지 시간) 독일 아우프바우 출판사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마련한 한강 작품의 특별 전시관에 관람객들이 독일어로 번역된 한강의 작품을 읽어보고 있다./




/사진 제공=창비/사진 제공=창비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가 전세계 출판사들이 한국 출판사와 미팅을 시작할 때 건네는 인사말이 됐어요. 한국 문학 판권에 대한 문의도 3~4배 늘어 뜨거운 관심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16일(현지 시간)부터 열린 세계 최대 도서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달군 키워드는 ‘한강’이었다. 현장에 참석한 국내 출판사 문학동네 관계자는 “올해 수출입 미팅 현장에서 한국 출판사 부스를 찾는 서구권 출판사 관계자들이 많아졌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한국 출판사들이 부스를 차린 한국관에는 전세계 수많은 출판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꾸준히 문의가 들어온 일본·대만·중국 등 아시아 문화권 출판사들 외에 북미·유럽 지역의 출판사의 러브콜이 많아진 점이 눈에 띈다. 서구권에서 아시아 문학의 주변부로 여겨졌던 K문학을 번역, 출간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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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희주는 이번 도서전 첫 ‘잭팟’의 주인공이다. 미국 최대 출판사 중 한 곳인 하퍼콜린스와 영국 대형출판사 팬 맥밀런 등은 현장에서 문학동네와 만나 작가의 두 번째 장편 소설인 ‘성소년’의 출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각각 1억 원 대의 선인세를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진행됐다. ‘성소년’은 1990년대 인기 아이돌 ‘요셉’이 갑작스럽게 사라진 사건을 둘러 싸고 이 사건과 관련 있는 여성들의 욕망과 심리를 파헤치는 작품이다. 문학동네 측은 “해외에서 한국의 아이돌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아이돌과 그 팬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 관심도가 높았다”며 “이희주 작가의 유려한 문장의 맛을 잘 살린 번역 샘플도 한 몫 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희주는 같은 세계관을 가진 후속작인 ‘성소년’의 내년 출간을 준비 중이다. 팬 맥밀런은 해당 작품의 우선 검토권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서전에 참석한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기존에는 한국의 힐링 소설 위주로 해외 출판계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제는 보다 다양한 순수 소설로 관심의 범위가 늘어날 것 같다”며 “뛰어난 한국 작가들과 작품들이 소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17일(현지 시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내 미팅 공간에서 활발히 저작권 협의 미팅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출판사 관계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사진 제공=문학동네17일(현지 시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내 미팅 공간에서 활발히 저작권 협의 미팅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출판사 관계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사진 제공=문학동네


/사진 제공=문학동네/사진 제공=문학동네


한강 작가의 해외 작품 에이전트인 RCW 부스에도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강 작가의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를 비롯해 ‘채식주의자’ 등을 펴낸 독일 출판사 ‘아우프바우(Aufbau)’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커다란 규모의 특별 전시를 열어 출판 관계자들 사이에서 ‘꼭 방문해야 할 장소’로 꼽히기도 했다. 덕분에 해당 출판사는 일주일간 한강의 작품을 15만 부나 새로 인쇄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우프바우 관계자는 “시내의 대형 서점 '휘게 두벨(Huge Dubel)'을 비롯해서 한강 작가 작품이 동나 추가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을 채운 출판사들도 들뜬 분위기였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는 한국출판문화협회(출협)과 문체부 산하의 출판진흥원 외에도 창비, 다산북스, 웅진, 안전가옥, 다락원 등 16곳에서 부스를 냈다. 도서전에 참석한 창비 관계자는 “아시아 출판사들도 찾아와 내 일처럼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해줬다”며 “K문학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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