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반도체 설계 원천 기술을 보유한 암(ARM)의 기술에서 벗어나 기초부터 새로 설계한 모바일AP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선보였다. 전 세대인 스냅드래곤8 3세대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돼 애플 아이폰16 프로에 쓰인 ‘A18 프로’ 칩셋을 넘어선다고 한다. 내년 초 출시해 아이폰16과 맞붙을 삼성전자 갤럭시S25에는 호재다.
퀄컴은 21일(현지 시간) 미 하와이에서 스냅드래곤 서밋을 열고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공개했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는 퀄컴이 2021년 인수한 누비아 기술로 만든 ‘오라이온’ 2세대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해 ARM 설계자산(IP)에서 벗어났다.
무엇보다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전작인 스냅드래곤8 3세대보다 CPU는 45%, 그래픽처리장치(GPU)는 40%, 신경망처리장치(NPU)는 45% 빨라진 한편 전력 소모량은 27% 감소했다. 퀄컴은 아이폰15 프로에 쓰인 애플 A17 프로보다 싱글·멀티코어 성능 평가(벤치마크) 점수가 각각 11%, 44% 높다고 밝혔다. 애플 최신 칩셋인 A18 프로와 비교해서 싱글코어는 밀리지만 멀티코어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새 설계와 함께 도입한 신공정도 성능·전력 소모 개선에 힘을 보탰다. 전작인 스냅드래곤8 3세대가 TSMC 4나노(N4P) 공정에서 제조된 반면 이번 스냅드래곤8 엘리트는 TSMC 2세대 3나노(N3E)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퀄컴 칩셋 성능 향상은 안드로이드 진영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 진영 맹주이자 퀄컴 핵심 파트너인 삼성전자 또한 갤럭시S25 시리즈에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탑재한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25 시리즈에 자체 설계·제작한 엑시노스2500 대신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전량 탑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AP 성능에서 애플에 밀려왔다고 평가 받는 갤럭시 시리즈가 스냅드래곤8 탑재할 경우 갤럭시25부터는 성능이 역전한다는 얘기”라고 평가했다.